핀란드 헬싱키에 본사를 둔 데이터크런치(DataCrunch)가 유럽 최초의 AI 클라우드 하이퍼스케일러를 목표로 6,400만 달러(약 922억 원) 규모의 시리즈 A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이번 자금 조달에는 덴마크의 바이파운더스(byFounders), 핀란드 연기금 바르마(Varma), 투자기관 테시(Tesi) 등이 중심이 됐으며, J12 벤처스 등 일부 엔젤 투자자와 노르디아, 암라다 크레딧 파트너스의 부채 자금도 포함됐다.
2020년 설립된 데이터크런치는 AI 인프라 제공을 핵심 사업으로 삼고 있으며, 유럽 다수 국가에서 AI 모델 개발, 학습, 추론에 최적화된 컴퓨팅 클러스터를 운용해왔다. 특히 세계 최초로 엔비디아(NVDA)의 HGX B200 시스템을 대규모로 도입한 선도 사례로 주목받고 있으며, 조만간 차세대 B300과 GB300 시스템도 구축할 예정이다.
AI 기술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유럽은 2033년까지 시장 규모가 1조4,000억 달러(약 2,016조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현재 유럽 내 AI 워크로드의 70% 이상은 아마존(AMZN), 구글(GOOGL), 마이크로소프트(MSFT) 등 미국 기업이 점유하고 있다. 데이터크런치는 이러한 의존 구조를 해소하고자 지역 기반의 고성능 AI 인프라와 데이터 주권을 강조한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루벤 바이런(Ruben Byron) 공동창업자 겸 CEO는 “유럽 기업들은 이제 외국 클라우드 기업에 의존할지, 자국 내 데이터 주권과 에너지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면서 AI를 운영할지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며 “이번 투자를 바탕으로 고속 성장 중인 AI 시장에 맞춘 전용 인프라 공급을 가속화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데이터크런치는 핀란드와 아이슬란드에 각각 두 곳씩 총 4개의 데이터센터를 운영 중이며, 핀란드 아카아 시에 10헥타르 부지를 추가 확보해 AI 특화 시설을 신설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라트비아에는 유럽연합(EU)에 제안한 AI 전용 ‘기가팩토리’ 설립도 진행 중이다. 해당 대규모 인프라는 AI 모델 학습과 배포, 추론 전용 설계가 특징이다.
최근 기술적으로는 고성능 AI 추론을 위한 서버리스 컨테이너, 분산 클러스터, 쿠버네티스 기반 클라우드 플랫폼까지 서비스를 확장하고 있으며, 미래에는 지리적 리전 분산형 저장소와 AI 워크로드 최적화 기술도 선보일 예정이다.
지속 가능한 에너지 운영 또한 데이터크런치의 핵심 전략 중 하나다. 자사의 모든 데이터센터는 100% 재생에너지로 가동 중이며, 냉각 효율 개선과 전력 소비 최적화를 위해 최신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기술을 도입했다. 향후 하이퍼스케일 수준으로 인프라를 확장한 이후에도 친환경 에너지 공급 방식을 유지할 계획이다.
바이런 CEO는 “규제, 기술, 환경이라는 세 갈래 변화 속에 우리는 성능, 법규 준수, 지속 가능성을 모두 충족하는 유럽형 AI 컴퓨트 플랫폼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데이터크런치가 공언한 바와 같이, 유럽 시장 내 데이터 주권 확보와 친환경 AI 인프라라는 과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