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미국 광고 기술 시장에서의 독점 지위를 유지해 온 데 대한 법적 조치가 본격적인 후속 절차에 들어갔다. 미 법무부는 구글의 핵심 광고 거래 플랫폼 '애드엑스(AdX)'의 강제 매각을 요구하며, 이를 통해 공정한 시장 경쟁질서를 회복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번 재판은 지난 2024년 4월 미 버지니아 동부 연방지방법원에서 내려진 구글의 독점 행위에 대한 유죄 판결에 따라 열린 후속 심리다. 당시 법원은 구글이 광고 서버와 광고 거래소 두 분야에서 반독점법을 위반했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광고 시장 내 지배적 지위를 제한하고 경쟁 환경을 개선할 방안을 찾기 위한 심리가 2025년 9월 22일부터 착수됐다. 주심을 맡은 레오니 브링케마 판사는 향후 2주간 다양한 관련자의 증언을 청취할 예정이다.
법무부는 이날 첫 심리에서, 구글을 "상습적 독점 기업"이라고 규정하고, 애드엑스를 시장에서 분리해 매각시키지 않으면 다시는 유사 피해가 반복되지 않도록 할 수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구글 애드엑스는 광고주와 콘텐츠 게시자를 실시간으로 연결해 광고 거래를 중개하는 플랫폼으로, 광고 기술 시장의 핵심 인프라다. 법무부는 광고 경매에 사용되는 내부 도구의 컴퓨터 코드까지 공개하라고 요구하며 투명성 강화를 주장했다.
반면, 구글 측은 정부의 대응을 "급진적이고 무모한 방안"이라고 반박했다. 애드엑스를 분리 매각할 경우 시장 혼란이 발생할 수 있으며, 기존 생태계를 무너뜨릴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대신 구글은 자사 광고 소프트웨어를 경쟁사도 활용할 수 있도록 개방하겠다고 제안하면서, 경쟁사에 불리하게 작동한다는 지적을 받아온 경매 규칙도 수정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이 재판은 구글이 디지털 광고 시장에서 얼마나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으며, 이에 대한 규제가 어떤 방식으로 실효성을 거둘 수 있는지를 가늠하는 중요한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실제로 구글은 2025년 기준 전 세계 디지털 광고 시장(7,575억 달러)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미국 내에서만 863억 달러의 연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 중 애드엑스와 관련된 수익은 약 159억 달러에 달한다.
앞선 유사 사례에서 법무부는 구글의 웹 검색 시장 독점에 대해서도 소송을 제기했지만, 당시에는 웹브라우저 '크롬'의 강제 매각까지는 관철하지 못했다. 따라서 이번 광고 기술 시장에서의 조치가 구글의 사업 구조에 실질적인 변화를 가져오느냐는 향후 미 연방정부의 반독점 정책 방향에 중요한 기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흐름은 기술 기업들의 시장 지배력과 관련한 글로벌 반독점 규제 기조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향후 유럽연합(EU)이나 아시아 주요국의 규제 움직임에도 연쇄적 반응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