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가 15년 만에 대대적인 카카오톡 개편을 단행했지만, 사용자 반응은 냉담한 상황이다. 모바일 앱 마켓인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애플 앱스토어에는 불편을 호소하는 최하 등급 리뷰가 잇따르고 있으며, 이 같은 부정적 여론은 카카오 주가에도 영향을 미쳐 일시적으로 6만 원선 밑으로 떨어졌다.
23일 진행된 업데이트 이후 사용자들 사이에서는 카카오톡의 이용 경험이 오히려 나빠졌다는 평가가 주를 이뤘다. 업계에 따르면 사용성 분석 전문 기업 피엑스디는 업데이트 당일 작성된 사용자 리뷰 1천 건을 분석한 결과, 전체의 42%가 이번 개편 전반에 만족하지 못했다고 응답했다. 특히 사용자환경(UI)과 디자인에 대한 불만이 19%, 친구 목록과 프로필 관련 불편이 10%에 달했다. 대표적으로 기존에 직관적으로 보이던 친구 리스트 대신, 친구 탭이 인스타그램처럼 격자형 피드로 바뀌어 정보 접근이 불편해졌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번 업데이트에서 카카오는 메신저 기본 기능 외에도 소셜미디어 요소를 강화했다. 친구의 상태 메시지나 생일 알림 같은 개인 정보 외에 최근 활동이 표시되는 피드 구성으로 변경됐고, 화면 내 광고 비중도 동시에 늘어났다. 이에 대해 실제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메신저 본연의 목적이 훼손됐다는 비판이 제기됐고, 일부는 다른 메신저로의 이탈을 고려하거나 이전 버전으로 롤백해달라는 요청도 발생하고 있다.
비판이 가시화됨에 따라 카카오는 일부 기능에 대해 신속히 수정에 나서고 있다. 대표적으로 미성년자 보호 기능이 강화됐다. 숏폼 콘텐츠에 노출되는 연령 제한 도입, 오픈채팅 이용 제한 같은 조치가 포함됐으며, 부모가 직접 자녀의 이용 환경을 설정할 수 있도록 했다. 이와 동시에 불만이 많았던 피드 구성의 시각적 피로를 줄이기 위해 생일 알림과 상태 메시지 등의 크기를 조정하는 마이너 업데이트도 진행됐다.
업계와 사용자는 카카오가 내주 초 발표할 예정인 추가 개선책, 특히 친구 탭 관련 UI 방향에 주목하고 있다. 카카오 측은 변경 사항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으며, 사용자 의견을 반영해 개선 방향을 조만간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포털 기업 네이버 역시 최근 블로그 개편 이후 비슷한 문제에 직면했다. 인공지능 기반 콘텐츠 추천 기능을 도입했지만 광고성 정보가 과도하게 노출돼 이용자 불만이 커졌고, 이에 네이버는 기존 ‘좋아요’ 기능을 다시 일부 원상 복구하는 방식으로 조치했다. 이처럼 플랫폼 이용 환경 개편이 사용자 반발로 이어지는 사례는 기업의 디지털 서비스 UX 전략에 대해 보다 정교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점을 시사한다.
이 같은 흐름은 향후 플랫폼 기업들이 단순한 기능 추가보다는 사용자의 니즈와 이용 편의성에 기반한 신중한 개편을 고려하게 할 가능성이 있다. 특히 일상 속 커뮤니케이션 수단으로 자리 잡은 메신저나 포털 서비스의 경우, 그 변화에 따른 영향이 주가나 브랜드 충성도로 즉각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주의가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