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 테크놀로지스가 기업용 인공지능 데이터를 보다 빠르고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AI 데이터 플랫폼을 대폭 업그레이드했다. 성능을 끌어올리고 데이터 파편화를 해결하려는 이번 개편은 엔터프라이즈 AI 도입을 가속화하려는 시장의 흐름에 발맞춘 전략적 행보로 해석된다.
가장 주목할 만한 부분은 델의 모듈형 AI 데이터 플랫폼이다. 이 플랫폼은 데이터 저장과 컴퓨팅을 분리해 처리 지연 병목을 줄이고, AI 모델 훈련과 추론 등 고부하 작업을 원활하게 수행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이와 함께 GPU 성능을 극대화할 수 있는 구성이 더해지며 향후 더 무거운 AI 연산에도 대응할 수 있을 전망이다.
이번 업데이트에는 엔비디아( NVDA), 엘라스틱서치, 스타버스트 데이터 등 핵심 파트너들과의 협업이 강화된 것이 특징이다. 델의 PowerScale F710 스토리지 시스템은 엔비디아의 최신 GB200·GB300 GPU 서버 NVL72 구성에 최적화됐으며, GPU급 성능을 유지하면서 동일 조건 대비 전력 사용량을 최대 72% 줄이고, 공간 효율성을 5배 향상시킨 것으로 평가된다. 이 제품은 엔비디아 클라우드 파트너 인증도 획득했다.
ObjectScale에서는 S3 오브젝트 스토리지와 RDMA(Remote Direct Memory Access)를 결합해 CPU 부하 없이 시스템 간 메모리를 직접 전송하는 기능이 내년 12월부터 프리뷰로 출시될 예정이다. 델 측에 따르면 RDMA 적용 시 최대 230%의 처리량 향상과 98%의 CPU 사용률 감소가 가능하다. 또한 소형 파일 처리 속도도 약 19% 증가해, 일반적 데이터 처리 작업 전반에 체감 성능 향상이 기대된다.
데이터 검색 기능도 대폭 강화됐다. 엘라스틱 기반의 자연어 질의형 검색 엔진을 통해 사용자들은 RAG 기반 작업 및 시맨틱 검색을 수행할 수 있다. 이는 델의 메타데이터 관리 소프트웨어 MetadataIQ와 통합돼, PowerScale·ObjectScale 상의 수십억 개 파일을 빠르게 탐색하는 데 유용하다. 벡터 DB(PostgreSQL+PGVector 포함)와도 연동, 검색 정확도를 훨씬 높일 수 있게 했다.
이와 동시에, 델은 에이전틱 계층을 활용한 새로운 데이터 분석 엔진도 도입한다. 이는 LLM 기반 자동 문서화 기능과 SQL 워크플로우에 AI를 내장하는 방식으로, 복잡한 데이터 흐름을 자동화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여기에 엔비디아의 GPU 가속 오픈소스 라이브러리 cuVS를 적용해 키워드 검색과 벡터 검색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탐색 기능도 곧 도입 예정이다.
이번에 발표된 각각의 기능들은 현재부터 2026년 상반기까지 단계적으로 출시된다. PowerScale과 GPU 서버 연동 기능은 즉시 이용 가능하며, ObjectScale의 RDMA 기반 기능은 12월 지원된다. 데이터 분석 엔진의 에이전틱 계층은 내년 2월 공개되고, 검색 엔진 강화 및 cuVS 추가 통합은 상반기 중 최종 마무리될 예정이다.
델은 이번 개편을 통해 AI 데이터 처리 전반의 생산성과 민첩성을 강화하고, 기업들의 차세대 AI 전략 실행을 효과적으로 지원하겠다는 입장이다. 데이터 중심 IT 인프라 시장의 방향성이 재편되는 가운데, 델이 확보한 기술적 우위가 얼마나 빠르게 산업 전반으로 확산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