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파운드리 기업 글로벌파운드리스(GlobalFoundries, GFS)가 인공지능(AI)과 자동차 반도체 시장을 겨냥한 기술 투자와 전략적 제휴, 자사주 매입 등 다각적인 행보를 이어가며 반도체 공급망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Physical AI’와 자동차용 반도체, 데이터센터 인프라를 중심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강화하면서 월가의 관심이 다시 쏠리는 모습이다.
글로벌파운드리스는 최근 대주주 무바달라(Mubadala)의 지분 매각과 함께 2,000만 주 규모의 공모 방식 2차 주식 매각이 진행된다고 밝혔다. 회사는 공모에서 직접 주식을 발행하지 않지만 매각 주주가 보유한 지분 가운데 3억 달러(약 4,320억 원) 규모를 자사 자금으로 되사들이기로 했다. 이번 매입은 이사회가 승인한 최대 5억 달러(약 7,200억 원) 규모 자사주 매입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글로벌파운드리스는 시장 유통 물량을 일부 흡수해 주주가치 방어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공모 주관사는 JP모건과 모건스탠리가 맡는다.
기술 경쟁력 확보를 위한 투자도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회사는 자동차용 시스템온칩(SoC)을 겨냥한 ‘AutoPro150 eMRAM’ 기술을 강화된 FDX 플랫폼에서 제공한다고 밝혔다. 이 메모리는 최대 150도 환경에서 동작하도록 설계된 자동차 등급 기술로, 최대 50만 회 쓰기 내구성과 10나노초 이하 읽기 속도를 지원한다. 글로벌파운드리스는 2026년 하반기부터 미국과 독일 드레스덴 공장에서 양산을 시작할 예정이다. 회사 측은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와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에 필요한 저전력·고속 비휘발성 메모리 구현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측면에서도 의미 있는 협력이 발표됐다. 글로벌파운드리스는 일본 르네사스(Renesas)와 수십억 달러 규모의 반도체 생산 협력 계약을 체결하고 미국 내 제조 역량을 확대하기로 했다. 양사는 FDX(FD‑SOI), BCD, 비휘발성 메모리 기반 CMOS 공정 등을 활용해 르네사스의 마이크로컨트롤러(MCU)와 전력 반도체, SoC 생산을 강화할 계획이다. 첫 설계 테이프아웃은 2026년 중반 시작될 예정이며, 초기 생산은 미국에서 진행된 뒤 독일, 싱가포르, 중국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협력을 두고 “미국 중심 반도체 공급망 재편 흐름 속에서 파운드리와 칩 설계 기업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사례”라는 평가가 나온다.
AI 시대를 겨냥한 설계 자산(IP) 확보도 진행 중이다. 글로벌파운드리스는 시놉시스(Synopsys, SNPS)의 프로세서 IP 솔루션 사업부 인수 계약을 체결했다. 인수 대상에는 ARC‑V 기반 RISC‑V CPU IP, DSP 및 NPU IP, 그리고 ARC MetaWare 개발 도구와 ASIP Designer·Programmer 소프트웨어가 포함된다. 회사는 이 자산을 칩 설계 기업 밉스(MIPS)와 결합해 ‘Physical AI’ 애플리케이션을 위한 맞춤형 프로세서 플랫폼으로 발전시킨다는 계획이다. 거래는 규제 승인 등을 거쳐 2026년 하반기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된다.
재무 실적 역시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보였다. 글로벌파운드리스는 2025년 4분기 매출 18억3,000만 달러(약 2조 6,352억 원), 순이익 2억 달러(약 2,880억 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연간 기준 매출은 67억9,000만 달러(약 9조 7,776억 원), 순이익은 8억8,800만 달러(약 1조 2,787억 원)에 달했다. 같은 기간 조정 EBITDA는 4분기 6억4,100만 달러(약 9,230억 원), 연간 23억5,700만 달러(약 3조 3,950억 원)로 집계됐다. 회사가 보유한 현금성 자산은 약 40억 달러(약 5조 7,600억 원) 수준이다.
경영진 보강도 진행됐다. 글로벌파운드리스는 40년 이상 반도체 업계에서 활동해온 가네시 무어티(Ganesh Moorthy) 전 마이크로칩 테크놀로지 CEO를 이사회 멤버로 선임했다. 회사 측은 “제조 및 기술 전략 경험을 갖춘 인물로, 고객 중심 실행력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글로벌파운드리스는 투자자 소통도 강화하고 있다. 회사는 2026년 5월 뉴욕에서 ‘Investor Day’를 개최해 장기 성장 전략과 AI·데이터센터·자동차용 반도체 사업 확대 계획을 공개할 예정이다. 또 실리콘 포토닉스와 첨단 패키징 기술을 주제로 한 투자자 웨비나도 진행하며 신규 성장 사업에 대한 설명을 이어가고 있다.
코멘트 "월가에서는 글로벌파운드리스가 첨단 로직 공정 경쟁 대신 특화 공정 전략으로 수익성과 안정적인 수요를 동시에 확보하려는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AI 인프라와 자동차 반도체 시장 성장세가 이어질 경우 글로벌파운드리스의 기술 포트폴리오가 장기적인 경쟁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