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증권은 SK텔레콤이 설립을 발표한 ‘SK하이퍼’가 SK그룹의 인공지능 인프라 확장 구상을 실제 사업으로 옮기는 핵심 축이 될 것으로 27일 분석했다. 통신회사가 단순 네트워크 사업자를 넘어 인공지능 데이터센터 사업자로 무게중심을 옮기는 흐름이 뚜렷해졌다는 해석이다.
SK텔레콤은 지난 23일 7천500억원을 투입해 인공지능 데이터센터 사업개발 전문회사인 SK하이퍼를 세운다고 공시했다. 이 회사는 중장기적으로 총 15기가와트 규모의 인공지능 데이터센터 구축을 추진하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는다. 인공지능 데이터센터는 생성형 인공지능과 클라우드 서비스에 필요한 대규모 연산 능력을 뒷받침하는 기반 시설로, 전력과 부지, 자금 조달 능력이 함께 요구되는 대표적인 자본집약형 산업으로 꼽힌다.
삼성증권 최민하 연구원은 이번 법인 신설로 SK그룹 내부 역할 분담이 한층 선명해질 것으로 봤다. 그룹 차원의 인공지능 데이터센터 전략은 SK텔레콤이 총괄하고, 새로운 사업 기획과 개발은 SK하이퍼가 맡으며, 기존 데이터센터의 구축과 운영은 SK브로드밴드가 담당하는 구조가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기존 통신 인프라 운영 조직과 신사업 개발 조직을 분리하면 의사결정 속도를 높이고, 투자 판단도 보다 유연하게 할 수 있다는 점이 이런 구조의 배경으로 읽힌다.
별도 법인 체제를 택한 이유도 여기에 맞닿아 있다. 인공지능 데이터센터 사업은 초기 투자 규모가 매우 크고, 외부 자금을 끌어오는 능력이 사업 성패를 좌우하는 경우가 많다. 최 연구원은 SK하이퍼가 앞으로 단순한 사업개발 회사를 넘어 실제 데이터센터 구축과 운영까지 맡는 전문 법인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특히 이번 신설의 핵심 목적은 장기적으로 15기가와트 규모의 초대형 시설을 지을 때 필요한 자금 조달의 유연성을 확보하는 데 있다고 평가했다.
삼성증권은 이런 점을 반영해 SK텔레콤에 대한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주가 11만5천원을 유지했다. SK텔레콤의 전장 주가는 9만9천500원이다. 시장에서는 통신업의 전통적인 성장 한계가 뚜렷해진 상황에서 인공지능 인프라 사업이 새로운 기업가치의 원천이 될 수 있는지에 관심을 두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 SK하이퍼의 투자 유치 방식과 실제 데이터센터 착공·운영 계획이 구체화하는 과정에서 더욱 분명해질 가능성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