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은행이 스타벅스코리아의 ‘5·18 탱크데이’ 프로모션 논란 이후 자체 마케팅 행사에서 스타벅스 제품과 상품권을 더 이상 사용하지 않기로 했다. 지역 정서와 여론을 고려해 고객 사은품과 경품 운영 기준을 바꾼 것으로, 기업의 판촉 활동도 사회적 민감성을 피하기 어려운 분위기가 반영됐다.
광주은행은 2026년 5월 20일 본점 각 부서와 영업점에 이런 방침을 공지했고, 은행 관계자는 21일 “스타벅스 탱크데이 이벤트는 5·18 정신을 훼손하고 광주·전남 지역민을 모욕한 것으로 판단해 앞으로 스타벅스 제품과 상품권 지급 행사를 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광주은행은 그동안 대학 등록금 납부 이벤트, 신용카드 출시, 청년 적금 상품 판매 같은 각종 프로모션에서 스타벅스 텀블러와 모바일 쿠폰을 경품으로 활용해 왔다. 통상 1인당 1만∼3만원 상당의 쿠폰이나 제품이 적게는 수백 명, 많게는 수천 명에게 제공됐다.
이번 결정의 직접적인 배경은 스타벅스코리아가 5·18민주화운동 46주년 당일 자사 애플리케이션에서 ‘탱크 텀블러 시리즈’를 판매하면서 ‘탱크데이’, ‘책상에 탁!’ 같은 문구를 사용한 데 있다. 5월 18일은 광주에서 국가폭력에 맞선 시민 저항을 기리는 날인 만큼, 해당 표현이 역사적 상처를 건드렸다는 비판이 빠르게 커졌다. 특히 5·18 단체들은 이 문구가 당시 계엄군의 탱크 투입과 1987년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을 떠올리게 한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파장은 소비 현장과 정치권으로도 번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과 지역 시민단체, 일부 시민들을 중심으로 스타벅스 매장 이용을 자제하자는 불매 움직임이 확산하는 모습이다. 광주은행의 이번 조치는 법적 제재와는 별개로, 지역 대표 금융기관이 고객 정서와 역사적 상징성을 고려해 거래처나 판촉 수단을 재검토한 사례로 볼 수 있다. 은행권의 사은품 마케팅은 보통 브랜드 인지도와 선호도를 중심으로 이뤄지지만, 이번처럼 특정 브랜드가 사회적 논란의 중심에 설 경우 판촉 효과보다 평판 리스크가 더 커질 수 있다는 점이 확인된 셈이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 지역 기반 기업과 금융회사가 마케팅 파트너를 고를 때 가격이나 인지도뿐 아니라 사회적 책임과 지역 감수성까지 함께 따지는 방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특히 역사적 의미가 큰 기념일이나 지역사회와 밀접한 사안에서는 기업의 표현 하나가 소비자 신뢰와 영업 전략 전반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관련 업계의 메시지 관리와 사전 점검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