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용 인공지능(AI) 시장의 핵심 과제로 떠오른 '상호운용성(interoperability)'을 해결할 해법으로 모형문맥프로토콜(MCP·Model Context Protocol)이 급부상하고 있다. 앤스로픽(Anthropic)이 2024년 11월 발표한 MCP는 불과 7개월 만에 다양한 AI 기업의 선택을 받으며 업계 표준 경쟁의 선두주자로 부상했다.
MCP가 주목받는 이유는 각기 다른 대형언어모델(LLM)이나 프레임워크 간 에이전트 간의 원활한 연동을 가능케 한다는 데 있다. 과거에는 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API)를 활용해 모델과 데이터를 연결했지만, API는 자동으로 작업을 수행하는 에이전트에겐 한계가 많았다. 반면 MCP는 사용자가 요구하는 맥락(context)을 섬세하게 조정해 기업이 에이전트에게 허용할 자원과 접근 범위를 세밀하게 통제할 수 있게 돕는다.
몽고DB(MDB)의 제품 총괄 책임자인 벤 플래스트는 MCP가 기존 방식보다 훨씬 높은 수준의 제어 기능을 제공한다고 평가했다. 기업 내부의 데이터를 어떻게 노출하거나 제한할지 결정할 수 있어 보안성과 유연성이 동시에 확보된다는 설명이다.
이 같은 장점 덕분에 오픈AI(OpenAI), 아마존웹서비스(AWS), 페이팔(PYPL), 몽고DB(MDB), 클라우드플레어(NET), 윅스닷컴(WIX) 등 AI 생태계를 주도하는 기업들이 앞다퉈 MCP 서버를 도입 중이다. 윅스의 최고기술책임자(CTO) 야니브 에반 하임은 "MCP는 AI 중심의 개발 환경으로 재편되는 현재의 산업 흐름에 부합한다"며 "MCP 서버를 통해 사용자들이 다양한 IDE나 채팅 인터페이스에서 직접 윅스 도구에 접근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스피키이지AI의 공동 창립자인 사가르 바추 역시 MCP와 같은 프로토콜이 API를 지속적으로 수정하고 관리해야 했던 번거로움을 불식시킨다고 강조했다. 그는 "잘 구축된 MCP 서버 자체가 곧 더 뛰어난 작업 환경을 만든다"고 설명했다.
물론 아직 MCP를 관망하는 기업들도 있다. 로켓컴퍼니스의 CTO 숀 말호트라는 "상호운용성 표준의 잠재력은 거대하지만, 더 많은 기업들이 채택한 이후에 본격적인 도입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MCP 중심의 흐름이 뚜렷해지는 가운데, 일부는 다양한 상호운용성 프로토콜이 복수로 존재할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SAP의 글로벌 비즈니스AI 총괄 월터 선은 MCP 외에도 구글(GOOGL)의 A2A 및 다른 계층형 프로토콜이 병존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업계의 주목을 모으고 있는 MCP는 이미 마이크로소프트(MSFT) CEO 사티아 나델라와 구글의 서지하(Sundar Pichai) CEO에게 공식적인 지지도 확보했다. 특히 나델라는 "A2A와 MCP와 같은 오픈 프로토콜이 에이전틱 웹(agentic web)의 인프라를 구축하는 핵심 요소"라고 강조했다.
결국 MCP는 단순한 기술 사양을 넘어, AI 시스템 간 연결성을 향상시키려는 산업 전체의 흐름이 집중되고 있는 방향성을 대표한다. 여러 이해관계자들이 MCP에 대한 신뢰를 표하며 AI 기술의 미래를 재편하려는 지금, 상호운용성의 ‘공통 언어’로 자리잡을지는 머지않아 현실로 드러날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