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Meta)가 미국 최대 탄소배출 없는 전력 생산업체인 콘스텔레이션 에너지(Constellation Energy)와 20년간의 원자력 에너지 구매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계약은 메타가 빠르게 증가하는 인공지능(AI) 및 데이터센터 수요에 대응해 장기적 인프라 에너지 확보를 노리는 전략의 일환이다.
이번에 메타가 확보한 원자력 에너지는 총 1121메가와트(MW)에 달한다. 이는 미국 평균 가정 100만 가구가 사용할 수 있는 전력량이며, 일리노이주 남부의 클린턴 청정 에너지 센터에서 생산될 예정이다. 메타의 글로벌 에너지 총괄인 우르비 파레크(Urvi Parekh)는 “AI 역량을 확장하기 위해서는 탄소 없는 안정적인 에너지 확보가 결정적”이라며 원전 도입의 이유를 밝혔다.
클린턴 발전소는 1980년대에 약 42억 5,000만 달러(물가 반영 시 약 15조 8,000억 원)를 들여 건설됐으며, 이번 계약을 통해 현재 2026년에 만료 예정인 운영 허가를 연장해야 한다. 콘스텔레이션은 이 계약을 통해 약 1100명의 지역 고용을 유지하고, 발전소의 출력도 30MW 추가 확장할 계획이다. 메타가 해당 전력을 실제로 공급받는 시점은 2027년 말로 예상된다.
이번 계약은 콘스텔레이션이 지난해 마이크로소프트(MSFT)와 체결한 20년 원자력 공급 계약보다 규모 면에서 크다. 당시 콘스텔레이션은 펜실베이니아주 소재의 폐쇄됐던 원전을 재가동해 마이크로소프트에 835MW 규모의 전력을 공급하기로 했다. 이번 메타와의 계약이 향후 원자력 산업에 미칠 파급효과가 주목되는 이유다.
메타는 작년에도 AI 기반 데이터센터 운영을 위한 별도 원자력 투자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당시에는 2030년대 초부터 최대 4기가와트(GW)의 전력을 전력망에 추가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이번 계약과 관련해 메타는 미국 전역의 원자력 프로젝트 중 다수를 후보지로 올려놓고 있는 상태다.
데이터 인프라 수요 확대도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메타는 올해 안에 1GW 규모의 컴퓨팅 파워를 추가 도입할 예정이며, 연말까지 130만 개 이상의 그래픽 처리 장치(GPU)를 보유한 초대형 데이터센터 네트워크를 완성하게 된다. 나아가 루이지애나 주에 약 1조 4,400억 원 규모의 9개동 데이터센터 캠퍼스를 건설 중인데, 완공 시 총 2GW 규모의 전력을 소비하게 된다.
이번 계약은 메타가 글로벌 AI 경쟁력 강화를 위해 에너지와 인프라 양면에서 동시에 투자를 확대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친환경 에너지 전환은 단순한 ESG 전략을 넘어, AI 시대의 생존 조건으로 자리잡고 있음을 반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