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이 금융산업 전반에 걸쳐 구조적 변화를 일으킬 것으로 기대되는 가운데, 데이터 분석 전문 기업 퀄릭(Qlik)과 미국 트루이스트 은행(Truist Bank)의 협업 사례가 그 가능성을 구체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두 기업은 '복잡성을 줄이고 속도를 높이자'는 원칙 아래 AI 데이터 파이프라인을 현대화하며 금융 비즈니스의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있다.
트루이스트 은행에서 소비자 및 중소기업 부문 최고데이터책임자(CDO)를 맡고 있는 하비어 싱은 퀄릭과 함께한 이번 프로젝트의 핵심 목표를 '간결하지만 강력한 데이터 아키텍처' 구축으로 설명했다. 그는 데이터를 ‘단순히 볼 수 있다면, 실행할 수 있어야 한다’는 신념을 바탕으로, 기술 도입의 허들을 낮추고 실질적인 비즈니스 가치를 극대화하고자 했다.
이번 프로젝트의 핵심 기반은 퀄릭의 완전관리형 오픈 레이크하우스(Open Lakehouse) 기술이다. 이는 데이터를 최소한의 이동만으로 통합 처리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운영 비용과 복잡성을 크게 낮췄다. 트루이스트는 민감한 금융 데이터를 저장하는 플랫폼으로 스노우플레이크(Snowflake)를 활용하고 있으며, 데이터 파이프라인은 퀄릭이 관리하는 구조다. 덕분에 직원들은 다양한 툴을 복잡하게 연결하지 않고도 AI 기반 분석과 서비스를 순조롭게 운영할 수 있다.
퀄릭의 최고경영자(CEO) 마이크 카포네는 “AI 경쟁에서 승자는 곧 데이터를 가장 빠르게 확보하고 처리할 수 있는 기업이 될 것”이라며, 데이터 신뢰성과 거버넌스가 핵심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또한 14건의 M&A를 통해 기술 역량을 끌어올리고, 자체 연구개발을 통해 AI 적용에 필요한 인프라를 완성했다고 덧붙였다.
이번 파트너십은 AI 기술을 금융 산업에 실제로 구현하는 데 있어 필요한 전략적 요소들을 잘 보여준다. 단순히 데이터를 모으는 데 그치지 않고, 이를 실시간 분석과 예측에 활용하는 일련의 시스템을 일관되게 구축함으로써, 트루이스트는 AI 기반 금융 혁신의 선두 주자로 자리 잡았다.
궁극적으로 퀄릭과 트루이스트의 협업은 금융권이 나아가야 할 디지털 전환의 방향성을 제시한 사례로 평가받는다. 지나치게 복잡한 기술 적용보다, 데이터 품질 확보와 시스템 간 연결성에 집중한 전략이 AI 시대의 경쟁력 확보의 핵심임을 재확인시킨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