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검색엔진 개발사 퍼플렉시티 AI(Perplexity AI)가 기업가치 200억 달러(약 27조 8,000억 원)를 목표로 신규 투자 유치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자금조달은 지난 2일 구글 크롬(Chrome) 브라우저 인수를 위해 제시한 345억 달러(약 48조 1,050억 원) 규모의 파격적인 인수 제안을 뒷받침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퍼플렉시티는 지난해 7월 기업가치 180억 달러(약 25조 원)로 투자를 유치한 지 불과 1년도 채 지나지 않아, 20억 달러(약 2조 7,800억 원)나 높은 밸류에이션을 책정하고 다시 시장에 나선 셈이다. 특히 지난해 1월까지만 해도 퍼플렉시티의 기업가치는 5억 2,000만 달러(약 7,228억 원)에 불과했으며, 1년 반 만에 무려 3,746% 성장했다는 점에서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이번 인수 제안은 미국 법원에서 진행 중인 반독점 소송과도 맞물려 있다. 법원이 구글에 자사의 웹 검색 시장 지배력을 줄이기 위해 크롬 브라우저 매각을 명령할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이 인수전은 상당한 실현 가능성을 갖는 것으로 평가된다. 이 가운데 퍼플렉시티 외에도 오픈AI(OpenAI), 아폴로 글로벌 매니지먼트, 야후(Yahoo) 등이 크롬 인수에 관심을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퍼플렉시티는 이미 AI 탑재 웹브라우저 '코멧(Comet)'을 출시한 바 있으며, 오픈AI도 지난 7월 자사 브라우저 출시 계획을 공식화하는 등 AI 기업들의 검색시장 진입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특히 기존 검색 체계와 달리, AI 모델은 웹에서 수집한 실시간 정보를 기반으로 분석과 출처 표기를 강화해 사용자의 신뢰도를 높이고 있다는 점에서 검색 시장의 판도를 바꿀 가능성이 크다.
데이터 분석업체 디맨드세이지(DemandSage)에 따르면 퍼플렉시티는 연간 반복 수익(ARR) 8,000만 달러(약 1,112억 원), 월간 활성 사용자 2,200만 명을 돌파하며 빠르게 시장 기반을 다지고 있다. 하지만 급격한 성장만큼이나 보안 위협도 커지고 있다. 지난해 10월에는 북한 해킹조직 라자루스 그룹이 크롬 취약점을 대상으로 NFT 게임을 악용한 해킹을 감행했고, 그보다 앞선 6월에도 범죄자들이 크롬 플러그인을 통해 바이낸스 계정에서 자금을 탈취한 사건이 있었다.
AI와 웹 검색의 경계가 빠르게 허물어지는 가운데, 브라우저 시장에서도 기술 주도권을 둘러싼 경쟁은 기존 IT 공룡과 신흥 AI 기업 간 대결로 확대되고 있다. 특히 이번 퍼플렉시티의 인수 시도는 단순한 브라우저 확보를 넘어, 웹 데이터 접근권과 AI 응답 품질 향상을 위한 전략적 포석이라는 평가다. 시장이 어떤 방향으로 진화할지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