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 테크놀로지스(Dell Technologies)가 인공지능(AI) 시장의 급속한 팽창 속에서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현재 1억 개 이상의 연결된 기기를 보유한 델은 방대한 텔레메트리 데이터를 AI에 접목시켜 고객에게 차별화된 가치를 전달하려는 전략을 본격화했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설계 전반에 AI를 의도적으로 통합하는 접근 방식으로, 기존 인프라를 뛰어넘는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의지가 뚜렷하다.
델은 최근 개최된 ‘델 테크놀로지스 월드 2025(Dell Technologies World 2025)’ 행사에서 AI 성과 극대화를 위한 기술 비전과 구체적인 계획을 공유했다. 알렉스 바레토(Alex Barretto) 델 수석 부사장은 인터뷰에서 “하드웨어 설계와 소프트웨어 개발 방식 자체를 AI 친화적으로 재구성하고 있다”며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 환경에서 고객의 요구를 앞서 예측하고 기술적으로 지원하려면 내부 민첩성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기술 포트폴리오 담당 부사장 아밋 사니(Amit Sawhney) 역시 AI 시대의 본질을 ‘속도’로 정의했다. 그는 “실험을 빠르게 반복하고 학습하며 적용하는 역량이 기업 전반에 유기적으로 스며들어야 한다”며 “델의 인프라 역량은 이러한 속도 경쟁에서 중요한 무기”라고 설명했다. 실제 델은 상반기에 발표한 신규 데스크톱 모델 'GB10'과 'GB300'을 통해 개발자들이 대형 언어 모델(LLM)을 로컬 단말에서 직접 실행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이 중 GB300은 최대 4600억 개의 파라미터를 학습할 수 있어 AI 개발 속도와 효율을 획기적으로 높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델이 주목하는 또 다른 축은 AI를 활용한 고객 맞춤형 성과 생성이다. 바레토 부사장은 “대규모 기기 네트워크에서 수집되는 기계 데이터를 AI 기술로 분석하면 고객 니즈에 맞춤화된 결과물을 실시간 도출할 수 있다”며 “델만의 차별화 포인트는 여기에서 비롯된다”고 말했다.
AI 기술 도입 경쟁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델이 강조하는 핵심 역량은 속도와 유연성, 그리고 방대한 고객 기반을 기반으로 한 데이터 활용력이다. 원활한 시장 대응을 위한 공급망 최적화,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혁신, 그리고 제품 전략 재정비가 이들의 AI 도전에서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기술 인프라 기업으로서의 정체성을 뛰어넘어, AI 기반 고객 가치 창출 기업으로의 전환을 선언한 셈이다.
이번 발표를 통해 델은 현재 대응에 그치지 않고 미래 AI 생태계의 주도권을 선점하려는 포석을 분명히 했다. 산업 전반에 걸쳐 AI 수요가 폭증하는 상황에서 델의 이러한 전략은 향후 수년간 해당 기업의 수익성과 기술 우위 확보에 결정적인 역할을 수행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