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델 델 테크놀로지스 최고경영자(CEO)는 ‘델 테크놀로지스 월드 2026’ 기조연설에서 인공지능(AI)이 더 이상 시범 사업 단계가 아니라 기업 운영의 ‘물리적 핵심’으로 들어왔다고 강조했다. 핵심 메시지는 ‘풍부한 지능이 이미 도착했다’는 말로 요약된다. AI를 단순한 소프트웨어 기능이 아니라 공장, 병원, 연구소, 엣지 환경 전반에 깔리는 새로운 운영 모델로 규정한 것이다.
이 같은 문제의식은 최근 IBM과 구글 클라우드 행사에서도 반복해서 등장한 흐름과 맞닿아 있다. 기업 고객들이 실제로 원하는 것도 화려한 데모보다 ‘운영 가능한 AI’라는 점에서 방향성은 분명해졌다. 다만 비전이 커질수록 비용, 복잡성, 데이터 거버넌스, 인력 부족 같은 현실적 제약도 더 또렷해지고 있다.
델의 승부수는 ‘AI 소프트웨어’가 아닌 ‘배치 인프라’
이번 연설에서 가장 중요한 지점은 기술 사양보다 ‘AI를 인프라로 다시 정의했다’는 점이다. 델은 AI가 전기처럼 화면 밖으로 나와 현실 세계를 바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챗봇이나 코파일럿 중심의 경쟁에서 한발 물러나, 서버·스토리지·네트워크·PC·엣지 시스템·서비스를 포괄하는 기업용 배치 계층을 델의 주 무대로 설정한 셈이다.
시장 관점에서 보면 이 전략은 꽤 현실적이다. 대형언어모델 시장은 빠르게 바뀌고 있지만, 기업의 인프라와 운영 스택은 한 번 자리 잡으면 관계가 오래간다. 델은 바로 이 지점을 노리고 있다. 다만 AI를 인프라라고 부른다고 해서 고객의 도입 과정이 저절로 단순해지는 것은 아니다. 명확한 수익 모델이나 성숙한 데이터 체계 없이 플랫폼부터 넓게 사들이는 상황이 반복될 가능성도 여전히 남아 있다.
가장 선명한 메시지는 ‘하이브리드 AI’와 반(反)클라우드 기조
델은 AI의 중심이 퍼블릭 클라우드에만 있어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강하게 밀어붙였다. 회사 측 조사에 따르면 AI 워크로드의 67%가 이미 클라우드 외부에서 돌아가고 있으며, 응답자의 88%는 최소 1개 이상의 AI 워크로드를 온프레미스에서 운영 중이라고 주장했다. 이를 근거로 최고정보책임자(CIO)들이 ‘하이브리드 AI’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마이클 델은 진짜 위험은 클라우드 자체가 아니라 데이터 통제력, 비용, 보안, 지식재산권, 속도를 잃는 데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기업들은 AI 경제성이 기존 클라우드 사용 공식과 다르다는 점을 체감하고 있다. 추론 수요가 계속 발생하고 토큰 사용량이 급증하는 데다 민감한 데이터는 자유롭게 이동시키기 어렵기 때문이다. 델은 이를 해결할 대안으로 ‘하이브리드 AI 팩토리’를 제시했다. 모델은 데이터가 있는 곳에서 돌리고, 고객은 성능과 보안, 비용 구조에 대한 통제권을 더 확보하는 방식이다.
물론 이 메시지에는 델의 영업 전략도 짙게 배어 있다. 기업들이 온프레미스나 엣지, 코로케이션 인프라를 선택할수록 델 장비 수요가 커지기 때문이다. 결국 어느 환경이 더 경제적인지는 기업별 상황에 따라 다르다. 규제 대응이나 데이터 주권이 중요한 곳은 온프레미스를 선호할 가능성이 크고, 다른 기업은 퍼블릭 클라우드가 더 유리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하이브리드 AI가 유력한 방향이지만, 해법이 단순하다는 뜻은 아니다.
‘에이전트형 AI’가 무대를 장악했지만, 현장과의 간극은 남았다
이번 행사에서도 가장 많이 등장한 단어는 ‘에이전트’였다. 델은 기존의 비서형 AI를 넘어 스스로 계획하고 추론하고 실행하고 조정하는 자율형 에이전트가 생산성을 20배, 30배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엔비디아의 젠슨 황 역시 이런 에이전트 시스템이 업무를 끝낼 때까지 반복적으로 사고하고 도구를 사용하면서 연산 수요를 100배, 1000배까지 키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여기서 현실적인 질문이 따라붙는다. 대부분의 기업에 중요한 것은 에이전트형 AI가 ‘가능한가’가 아니라 ‘어떻게 통제하고 어디부터 적용할 것인가’다. 델은 에이전트를 기억과 자격증명, 접근 권한, 행동 능력을 가진 ‘디지털 노동자’로 표현했는데, 바로 그 점 때문에 보안과 운영 위험도 더 커진다.
문제는 많은 기업이 아직 데이터 사일로, 제각각인 프로세스, 부족한 AI 인력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는 데 있다. 델은 인프라 기업인 만큼 비전과 아키텍처를 제시하는 데는 강했지만, 일반 기업이 실제로 어떤 순서로 도입해야 하는지에 대한 ‘실행 지침’은 상대적으로 부족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고객 사례는 강력했지만, ‘중간 80%’의 해법은 부족했다
기조연설에서 가장 설득력 있었던 부분은 고객 사례였다. 일라이 릴리는 AI가 제조와 연구를 어떻게 바꾸고 있는지 설명했고, 디지털 트윈이 인간의 기존 가정보다 더 나은 최적화 결과를 내고 있다고 소개했다. 허니웰은 자동화에서 자율화로 넘어가는 흐름 속에서 운영 데이터를 AI 모델과 결합해 생산성과 수율, 의사결정을 높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 사례들은 AI가 소비자 서비스에 머무는 기술이 아니라는 점을 잘 보여줬다. 특히 ‘챗봇이 아니라 현실 세계에서 작동하는 지능’이라는 델의 표현은 이번 행사의 주제를 압축한다. AI의 다음 단계는 텍스트 생성보다 운영 실행에 가깝다는 의미다.
하지만 동시에 한계도 드러났다. 무대에 오른 기업들은 일라이 릴리, 삼성, 허니웰, 어센션처럼 대규모 자본과 고도화된 데이터 환경, 장기 파트너십을 갖춘 곳들이다. 이들은 방향을 보여주는 ‘등대 고객’으로는 유용하지만, 평균적인 대기업이나 중견기업의 현실을 대표하지는 않는다. 실제 시장 확산을 위해서는 예산이 제한되고 시스템이 파편화된 일반 기업이 어떤 순서로 스토리지, 네트워크, 데이터 오케스트레이션, 모델 관리, 인력 확보에 투자해야 하는지 더 구체적인 청사진이 필요하다.
데이터·보안·전력이 AI 확장의 진짜 병목으로 떠올랐다
이번 연설의 또 다른 의미는 AI 확장이 부딪히는 현실적 제약을 비교적 솔직하게 인정했다는 점이다. 마이클 델은 데이터가 사일로에 갇혀 있으면 에이전트는 ‘눈먼 상태’가 된다고 말했다. 모두가 같은 모델에 접근할 수 있는 시대에는 결국 차별화 요소가 ‘자신의 데이터’라는 지적도 내놨다. 이 대목은 기업용 AI 전략에서 가장 중요한 원칙 중 하나로 꼽힌다.
델은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엔비디아와 함께한 ‘델 AI 데이터 플랫폼’을 소개하며 벡터 인덱싱 12배, 데이터 질의 6배, 첫 토큰 생성 시간 19배 개선 수치를 제시했다. 모든 기업이 같은 성과를 내기는 어렵겠지만, AI 성능이 이제 단순한 GPU 수보다 데이터 이동, 메모리 구조, 스토리지 아키텍처에 더 크게 좌우된다는 방향성은 분명하다.
보안 경고도 인상적이었다. 델은 자격증명과 자율성을 가진 비인간 행위자가 늘어나면서, 에이전트 하나가 침해되면 업무 흐름과 인프라, 사업 전반으로 피해 반경이 커질 수 있다고 짚었다. 기업은 시스템이 자신을 대신해 ‘무엇을 하고 있는지’ 이해해야 한다는 발 TP AI 유의사항 TokenPost.ai 기반 언어 모델을 사용하여 기사를 요약했습니다. 본문의 주요 내용이 제외되거나 사실과 다를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