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렌(IREN, $IREN)의 2026회계연도 매출 7억700만달러(약 9742억원) 가운데 81.8%가 비트코인(BTC) 채굴에서 나왔다. AI 클라우드 전환은 속도를 내고 있지만 연간 매출 구조의 중심은 아직 채굴 사업에 남아 있다.
아이렌은 27일 2026회계연도 실적 발표에서 총매출 7억700만달러, 순손실 7억260만달러(약 9682억원), 조정 EBITDA 2억4570만달러(약 3386억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비트코인 채굴 매출은 5억7820만달러(약 7968억원), AI 클라우드 매출은 1억2880만달러(약 1775억원)였다.
연간 수치와 달리 분기 흐름은 바뀌었다. 4분기 AI 클라우드 매출은 7050만달러(약 971억원)로 비트코인 채굴 매출 6670만달러(약 919억원)를 처음 넘어섰다. 연간으로는 채굴 매출 비중이 크지만 최근 분기에서는 AI 클라우드가 앞선 셈이다.
AI 클라우드 매출은 전년 1640만달러에서 1억2880만달러로 늘었다. 다만 총매출 기준으로 보면 비트코인 채굴 매출이 여전히 압도적이다. 아이렌의 실적은 AI 전환이 매출 항목 안에서 확인되기 시작했지만, 기존 채굴 사업을 대체했다고 보기는 이른 단계라는 점을 보여준다.
전환 비용도 실적에 반영됐다. 아이렌은 2026회계연도에 6억3880만달러(약 8803억원)의 비현금성 손상차손을 인식했다. 회사는 채굴 장비를 줄이고 사이트를 AI 클라우드 성장에 맞게 전환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비용이라고 설명했다.
4분기 손상차손은 4억5040만달러(약 6207억원)였다. 손상차손은 현금 유출 항목은 아니지만 기존 채굴 장비의 가치 조정과 사업 전환 속도가 재무제표에 반영됐다는 의미가 있다. AI 인프라 확대가 매출 증가와 비용 인식을 동시에 불러온 구조다.
아이렌의 AI 전환 중심에는 마이크로소프트($MSFT) 계약이 있다. 회사는 2025년 11월 3일 마이크로소프트와 약 97억달러(약 13조3666억원) 규모의 5년 클라우드 서비스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계약은 텍사스 차일드리스 캠퍼스에 GB300 GPU 기반 액체냉각 AI 클라우드 인프라를 배치하는 내용이다.
아이렌은 27일 발표에서 Horizon 1을 마이크로소프트에 인도했고 Horizon 2는 시운전 중이라고 밝혔다. Horizon 3~4는 2026년 4분기 인도를 목표로 한다. 계약은 총 200MW IT 용량으로 이어지며 완공 시 연간 환산 매출은 약 19억4000만달러(약 2조6733억원) 수준이라고 회사는 설명했다.
회사가 제시한 8월 26일 기준 계약 ARR은 40억달러(약 5조5120억원), 운영 ARR은 10억달러(약 1조3780억원)다. 다만 ARR은 회계상 매출이 아니라 연간 환산 반복 매출을 뜻하는 운영지표다. 실제 매출 인식은 장비 인도, 시운전, 고객 인수 이후 단계적으로 이뤄진다.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된 10-K에서 아이렌은 2026년 6월 30일 기준 운영 AI 클라우드 용량이 약 40MW라고 밝혔다. 설치·주문 중인 비트코인 채굴 용량은 약 23.2EH/s이며, 이는 약 380MW의 데이터센터 용량에 해당한다. 회사는 2026년 12월 31일까지 데이터센터 용량 전환을 상당 부분 완료하겠다고 적시했다.
AI 클라우드 사업은 전력, 부지, 냉각 설비, GPU 조달, 소프트웨어 운영이 함께 맞물리는 구조다. 기존 채굴장은 대규모 전력 접근권과 부지를 이미 확보한 경우가 많아 AI 데이터센터 전환 후보지로 거론된다. 다만 GPU 공급 지연, 고객 인수 지연, 서비스 크레딧, 카운터파티 리스크는 10-K에 적힌 주요 위험 요인이다.
아이렌은 마이크로소프트 계약용 36억달러(약 4조9608억원) 규모 GPU 금융과 비투자등급 고객용 28억달러(약 3조8584억원) 규모 GPU 금융을 포함해 자본조달을 확장하고 있다고 공시했다. AI 클라우드 설비 확대에는 대규모 선투자가 필요하다. 계약 지표가 커질수록 인도와 고객 인수 속도가 실적 전환의 핵심이 된다.
시장 반응은 엇갈렸다. 로이터는 실적 발표 뒤 아이렌 주가가 장외에서 7% 넘게 하락했다고 전했다. 반면 스톡트윗츠(Stocktwits)는 개인 투자자 심리를 ‘매우 강세’로 정리했다. AI 클라우드 매출 확대와 대형 계약 기대가 남아 있지만 손상차손과 전환 비용도 동시에 확인된 결과다.
한국 투자자에게도 이번 실적은 단순한 해외 채굴사 뉴스에 그치지 않는다. 본지는 앞서 [비트코인 채굴 산업 안에서도 전력 확보 능력과 설비 전환 속도에 따라 격차가 벌어지는 구조](https://www.tokenpost.kr/news/cryptocurrency/390285)를 전한 바 있다. 채굴사 주가는 BTC 가격뿐 아니라 AI 데이터센터 전환 비용과 계약 매출 인식 속도에도 영향을 받는다.
아이렌의 이번 실적은 AI 클라우드가 분기 매출에서 채굴을 넘어선 첫 사례라는 점에서 전환의 속도를 보여준다. 동시에 연간 매출 기준으로는 비트코인 채굴이 81.8%를 차지해 기존 사업 의존도가 여전히 크다. 다음 확인 지점은 Horizon 2~4 인도와 고객 인수 이후 계약 ARR이 실제 GAAP 매출로 얼마나 전환되는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