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서 신고된 암호화폐 자본이득 13억8000만파운드 가운데 절반 이상이 240명에게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시장 규모가 아니라 세무 신고로 잡힌 실현 이익의 첫 공식 분포다.
영국 국세청(HM Revenue and Customs·HMRC)은 2026년 8월 27일 공개한 자본이득세 통계에서 2024~2025 과세연도 암호화폐 전용 집계표를 처음 추가했다. HMRC는 개인 1만7600명이 암호화폐 처분대금 138억파운드와 자본이득 13억8000만파운드를 신고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100만파운드 넘는 이익을 신고한 사람은 240명이었다. 이들의 신고 이익은 7억1700만파운드로 전체 암호화폐 신고 이익의 절반을 넘었다.
신고자 수로 보면 240명은 전체 1만7600명 중 약 1.4%다. HMRC는 암호화폐 자본이득 신고자 가운데 약 87%가 남성이었다고 밝혔다.
이번 통계는 영국 세무 신고서 SA108에 암호화폐 별도 항목이 들어간 뒤 처음 나온 수치다. 이전에는 암호화폐 처분과 관련 이익·손실이 ‘기타 재산, 자산 및 이익’ 항목에 함께 들어갔다.
따라서 이번 수치는 영국 암호화폐 보유자의 전체 자산 분포라기보다 자본이득세 신고 대상이 된 처분과 이익을 따로 떼어 본 첫 스냅샷에 가깝다. 미신고 이익이나 아직 처분하지 않은 보유분은 이 통계에 잡히지 않는다.
과세 범위도 구분해야 한다. HMRC는 암호화폐를 통화나 현금으로 보지 않고, 개인의 처분 이익은 대체로 자본이득세 범주에서 다룬다.
반면 채굴, 스테이킹, 대여, 고용 대가로 받은 암호화폐는 소득세나 국민보험료 대상이 될 수 있다.
영국의 자기평가 신고 제도는 납세자가 과세 대상 소득과 이익을 직접 계산해 신고하는 방식이다. 암호화폐 전용 칸이 생기면 납세자는 관련 처분과 손익을 별도로 구분해 적어야 하고, 세무당국도 다른 자산과 분리해 흐름을 볼 수 있다.
이번 집계의 의미는 가격 상승보다 신고 체계 변화에 있다. 영국은 자진신고로 잡힌 첫 분포를 공개했고, 다음 단계에서는 사업자 데이터와 대조할 수 있는 구조로 넘어간다.
HMRC는 2026년 1월부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암호화폐 보고 프레임워크(CARF)를 이행하고 있다. 서비스 제공자는 이용자와 거래 정보를 수집해야 하며, 필요할 경우 첫 보고서를 2027년 1월 1일부터 5월 31일 사이 제출해야 한다.
CARF는 암호화폐 서비스 제공자가 이용자와 거래 정보를 세무당국에 보고하도록 하는 국제 보고 체계다. 자진신고만 보던 구조에서 거래소와 서비스 제공자 자료를 함께 확인하는 방향으로 세무 관리가 바뀌는 셈이다.
HMRC는 CARF에 따라 2027년부터 데이터를 받기 시작한다. 규정을 지키지 않는 서비스 제공자에는 사용자 1인당 최대 300파운드의 벌금이 부과될 수 있다.
영국의 암호화폐 세무 압박은 이미 커진 흐름이다. HMRC가 암호화폐 투자자에게 보낸 세금 경고 연락이 늘었다는 본지 보도도 같은 맥락에 있다.
HMRC는 암호화폐 안내와 소셜미디어 홍보가 2024~2025년 추가 자본이득세 1억6800만파운드 징수로 이어졌다고 밝혔다. 다만 이번 통계만으로 암호화폐 시장 가격에 미칠 영향을 판단하기는 어렵고, 가격 방향은 별도 지표로 확인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