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를 둘러싼 규제 기조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새로 임명된 폴 앳킨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이 블록체인 기술의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기존 규제 프레임워크의 전환을 예고했다. 이와 맞물려 글로벌 암호화폐 펀드로의 자금 유입이 꾸준히 이어지며 관련 시장에 낙관적인 시선이 모아지고 있다.
12일 SEC 주최로 열린 토큰화 및 디지털 자산 관련 원탁회의에서 앳킨스 위원장은 "블록체인은 유가증권과 관련한 새로운 형태의 시장 활동을 탄생시킬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특히 "위원회의 많은 전통적인 규정은 현재 등장하는 혁신적 시장 구조를 충분히 상정하지 못하고 있다"고 언급하며 혁신 수용 중심의 정책 전환을 시사했다.
앳킨스는 이날 기조연설을 통해 새로운 SEC의 방향성도 함께 제시했다. 그는 “이제부터 SEC의 정책 결정은 임기응변식 단속이 아닌, 정규적인 제도 설계와 유권해석, 목적에 부합하는 예외 승인 절차에 기반해 이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처럼 규제 접근법의 근본적 변화를 예고하면서, 업계와의 협력을 바탕으로 기술 진화를 수용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셈이다.
한편 암호화폐 펀드 시장도 활기를 띠고 있다. 최근 글로벌 디지털 자산 펀드에 다시 자금이 대거 유입되며 총 운용 자산 규모는 1,690억 달러(약 246조 7,400억 원)를 돌파했다. 전문가들은 SEC의 기조 변화가 제도적 불확실성을 일부 해소함에 따라 기관투자자들의 참여를 촉진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동시에 미국과 중국 간 무역 대화 진전 소식도 주요 디지털 자산에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분위기다. 특히 비트코인(BTC) 가격은 이러한 지정학적 이슈에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향후 방향성을 가늠하기 위한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시장 전반에는 규제 명확성이 제고되면서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심리가 점차 회복세를 보일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