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클(CRCL), NYSE 상장 첫날 주가 168% 급등… 스테이블코인 시대 본격화

디지털 화폐 시대의 본격적인 주인공으로 이름을 알린 서클 인터넷 파이낸셜(Circle Internet Financial)이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화려하게 데뷔했다. 상장 첫날 주가는 공모가를 두 배 이상 웃도는 수준에서 거래를 시작해 168% 폭등했으며, 다음날에도 상승세를 이어가며 투자자들의 높은 기대감을 반영했다.

서클(CRCL)의 주가는 목요일 상장 당시 주당 69달러에 거래를 개시하며, 이미 상향 조정된 공모가 31달러를 훨씬 웃돌았다. 이는 애초 책정했던 27~28달러 밴드를 넘어선 수준으로, 상장 전부터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는 점을 방증한다. 첫 거래일 종가는 83.23달러였으며, 금요일 장 초반에는 한때 103달러까지 치솟으며 시가총액 기준 약 148억 달러(약 21조 3,000억 원)를 기록했다.

서클은 대표적인 스테이블코인 'USDC'의 발행 기업으로, 가상자산과 전통 금융의 연결 고리 역할을 자처해왔다. 공동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인 제러미 알레어(Jeremy Allaire)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세상은 이미 스테이블코인이 지속가능한 화폐라는 사실을 인식하고 있다”며, 이번 공모를 통해 대중의 신뢰가 확인됐다고 평가했다.

이번 상장에는 굴지의 투자 대가들도 일찌감치 참여 의사를 내비쳤다. ARK 인베스트먼트의 캐시 우드가 운용하는 펀드는 클래스 A 주식 최대 1억 5,000만 달러(약 2,160억 원) 규모 매입을 검토 중이며, 블랙록(BLK) 역시 전체 공모 물량의 10%를 매수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서클이 단순히 가상자산 기업을 넘어 주요 금융 인프라 기업으로 자리매김할 잠재력을 보여준다는 평가를 가능케 한다.

업계 전문가들은 서클의 본격적인 증시 입성은 가상자산 생태계에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고 말한다. 특히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와의 규제 불확실성이 이어지는 상황 속에서도 공모 시장에서 유의미한 흥행을 이뤘다는 점에서, 스테이블코인 산업이 제도권 금융과 본격 연결되는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향후 서클의 성장은 스테이블코인 시스템의 기능성과 글로벌 수용도, 그리고 정책 환경 변화에 크게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단기적으로는 주가 흐름이 과열 양상을 보일 수 있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은 변동성 리스크에 대한 주의도 병행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이번 상장은 서클이 단지 블록체인 스타트업에서 금융 인프라 플랫폼으로 도약했음을 보여준 이정표다. 향후 기업 확장 및 기술 파트너십, 규제 대응 전략이 주가와 시장 신뢰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