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상원이 달러 연동 스테이블코인을 규제하는 ‘GENIUS 법안’을 통과시키며, 미국 내 스테이블코인 시장에 최초의 연방 기준이 마련됐다. 이 법안은 6월 17일(현지시간) 찬성 68표, 반대 30표로 상원을 통과했으며, 법제화를 위해 공화당이 장악한 하원의 승인을 남겨두고 있다.
GENIUS 법안은 ‘미국 스테이블코인의 국가 혁신을 이끄는 법안(Guiding and Establishing National Innovation for US Stablecoins)’의 줄임말로, 약 2,600억 달러(약 361조 4,000억 원) 규모의 글로벌 스테이블코인 시장을 규율하기 위한 최초의 연방 차원 규제다. 이를 통해 소비자 보호는 물론 블록체인 기반 결제 혁신이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법안을 발의한 빌 해거티(Bill Hagerty) 상원의원은 “이번 법안은 미국이 디지털 시대를 선도하는 전환점을 마련했으며, 미국 달러의 글로벌 지위 유지를 위한 첫걸음”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블록체인 기반 결제를 통해 전반적인 거래 시스템의 효율성과 비용 절감 효과도 함께 기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법안에 따르면, 발행되는 스테이블코인은 미 국채나 현금과 같은 자산으로 100% 뒷받침돼야 하며, 발행 기관은 연방 또는 주 규제 당국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알고리즘 기반 스테이블코인이나 완전 담보가 되지 않은 자산에 대한 제한도 포함됐다. 이에 따라 은행, 핀테크 기업, 대형 기술 및 소매 기업들도 자체 스테이블코인 출시나 결제 시스템 통합을 시도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이 마련됐다.
이 법안은 크립토 업계를 중심으로 환영받고 있으며, 스콧 베센트(Scott Bessent) 재무장관은 “미 국채 기반의 스테이블코인은 세계 곳곳에서 달러 사용을 촉진하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팀 스콧(Tim Scott) 상원 은행위원회 위원장은 “수십 건의 수정안 논의를 거쳐 시장 중심의 법률을 최종 확정한 역사적인 날”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일부 민주당 의원들은 트럼프 대통령과 일가가 스테이블코인 관련 사업에서 경제적 이익을 얻지 못하도록 하는 조항을 요구했으나, 최종 법안에선 연방 의원과 그 가족에 한해 관련 수익 창출을 금지하는 내용으로 조정됐다. 이에 따라 민주당 내 반대 의견이 지속되고 있지만, 상원의 압도적 지지로 법안의 통과 가능성은 높아지고 있다.
향후 비슷한 내용의 ‘STABLE 법안’ 등 관련 입법도 진행 중으로, 미국의 스테이블코인 정책은 연방 차원의 규범 체계를 갖추는 방향으로 빠르게 정비되고 있다. 이는 암호화폐 산업에 제도적 명확성을 제공하고, 블록체인 기반 금융 생태계 활성화에 중대한 전기를 제공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