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남미 지역의 중앙화 암호화폐 거래소들이 최근 3년 사이 핵심 금융 인프라로 급부상한 것으로 나타났다. 암호화폐 데이터 플랫폼 듄 애널리틱스(Dune Analytics)의 최신 보고서에 따르면, 이 지역의 연간 거래소 자금 흐름은 2021년 30억 달러(약 4조 1,700억 원)에서 올해 270억 달러(약 37조 5,300억 원)로 무려 9배 증가했다.
보고서는 중남미의 디지털 자산 생태계가 세계 평균에 비해 한동안 뒤처져 있었으나, 소규모 브로커와 장외거래(OTC) 데스크 중심의 파편화된 구조가 점차 통합되며 대형 거래소 중심의 시장으로 진화했다고 설명했다. 이들 플랫폼은 개인 투자자뿐 아니라 기관 고객까지 포괄하며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듄 애널리틱스는 2021년 초부터 2025년 중반까지의 거래 흐름을 분석한 결과, 이 기간 동안 중남미 기반 중앙화 거래소들의 데이터가 성숙기, 성장기, 통합기로 이어지는 분명한 발전 곡선을 보였다고 강조했다. 이와 같은 흐름은 중남미 각국의 높은 인플레이션, 불안정한 현지 통화, 그리고 금융 서비스 접근성 부족과 맞물려 디지털 자산 수요를 촉진한 것으로 해석된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의 친(親) 암호화폐 행보와 글로벌 규제 불확실성 속에서, 중남미의 이 같은 시장 성장은 탈중앙화가 아닌 중앙화 인프라의 부상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는 해당 지역이 암호화폐를 실물 경제의 보완재로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거래소가 제공하는 안정성과 효율성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음을 시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