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BTC) 네트워크의 핵심 소프트웨어 '비트코인 코어(Bitcoin Core)'의 다음 버전이 기존 커뮤니티 내 오랜 갈등을 다시 불러일으키고 있다. 오는 10월 출시 예정인 ‘비트코인 코어 v30’은 트랜잭션에 임의 데이터를 심을 수 있도록 해주는 OP_RETURN 명령어의 80바이트 제한을 제거할 계획인데, 이를 두고 비트코인을 순수한 금융 거래 플랫폼으로 유지하려는 측과 다기능 플랫폼으로 확장하려는 측이 정면으로 충돌하고 있다.
비트코인 코어는 비트코인 네트워크의 표준 구현체로, 전 세계 대다수의 노드 운영자와 채굴자가 사용하는 소프트웨어다. 개방형 개발자 커뮤니티에 의해 유지되고 있으며, 대체 구현체인 '노츠(Knots)' 등도 존재하지만, 여전히 코어가 네트워크 기반을 이루고 있다.
이번 개정안은 겉으로 보기엔 기술적 정책 변경처럼 보이지만, 그 이면에는 비트코인의 철학과 정체성을 둘러싼 깊은 논쟁이 있다. 금융 외 데이터를 블록체인에 저장하는 행위가 네트워크 낭비이자 '스팸'이라는 주장부터, 검열 저항성과 활용 확장이라는 기술적 가치까지 다양한 시각이 맞서고 있다.
특히 일부 보수 성향의 개발자들은, 비트코인 코어가 본질을 훼손하고 있다고 비판하며 외부 압력에 흔들리고 있다는 의혹까지 제기한다. 이는 단순한 기술 논의를 넘어 비트코인 생태계 전반의 권력 구조와 이상을 둘러싼 정치적 논쟁으로 확산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비트코인 블록체인의 활용 범위를 둘러싼 이 같은 논쟁은 단기간에 결론나기 어렵다. 다만 이번 업그레이드는 향후 네트워크 운영과 커뮤니티 방향성에 중대한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