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주문 보호와 가격 공시 규정을 손질하는 방안을 내놓으면서, 토큰화 미국 주식에 대한 주요 법적 장벽이 낮아질 수 있다는 해석이 나왔다. 시장에서는 이번 조치가 디파이(DeFi) 기반 주식 거래의 확장 가능성을 여는 ‘핵심 변수’로 보고 있다.
13일 코인텔레그래프에 따르면 SEC는 목요일 국가시장시스템(NMS) 규정 중 두 가지를 폐지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하나는 한 거래소의 주문이 다른 거래소보다 더 나쁜 가격으로 체결되는 ‘트레이드 스루(trade-through)’를 금지한 ‘Rule 611’이고, 다른 하나는 거래소가 다른 곳보다 같거나 더 높은 매수호가를 표시하지 못하게 한 ‘Rule 610(e)’다.
갤럭시의 연구 책임자 알렉스 손은 이번 제안이 “토큰화 주식에 대한 가장 큰 해법 중 하나”라며 “디파이에서 토큰화 미국 주식 거래를 가로막던 구조적 장벽을 제거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핵심은 자동화마켓메이커(AMM)다
암호화폐 시장에서 자산을 풀(pool) 형태로 묶어 거래를 돕는 AMM은 구조상 현재의 주문 보호 규정을 맞추기 어렵다. 손은 AMM이 “풀에 형성된 가격대로 체결할 뿐”이라며, 더 나은 호가가 다른 곳에 있어도 거래를 멈출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현행 규정을 그대로 적용하면 토큰화 주식 풀은 사실상 상시 위반에 놓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SEC는 암호화폐와 블록체인 기술을 더 폭넓게 수용하는 방향으로 규제 정비를 추진해 왔다. 2025년 8월에는 디지털자산과 블록체인 활용 규칙을 다듬기 위한 ‘프로젝트 크립토(Project Crypto)’도 출범했다.
시장에서는 이번 제안이 최종 통과될 경우 ‘베스트 익스큐션(best execution)’ 체계로 대체될 가능성에 주목한다. 이는 투자자가 가능한 최선의 가격에 체결되도록 하는 원칙으로, AMM을 포함한 새로운 거래 구조를 허용할 여지를 넓힐 수 있다.
다만 SEC는 60일간 의견 수렴 절차를 거치겠다고 밝힌 만큼, 최종안은 시장 반응에 따라 수정될 수 있다. 앞서 SEC는 지난달 토큰화 주식 거래 허용 계획을 내놓을 예정이었지만, 증권거래소들의 실행 방식 우려가 제기되며 일정이 미뤄진 바 있다.
토큰화 주식은 이미 제도권과 블록체인의 경계선에 놓인 대표적인 실험으로 꼽힌다. SEC가 규제 완화에 속도를 내면 디파이 기반 증권 거래의 실험 폭이 넓어질 수 있지만, 실제 제도 적용까지는 시장 인프라와 감독 체계 정비가 함께 따라와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