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및 핀테크 전문기업 두나무가 주최하는 '업비트 개발자 콘퍼런스'(UDC) 2022가 지난 23일 이틀 간의 여정을 마무리했다. 올해 UDC는 3년 만에 오프라인 행사로 진행돼 이틀간 3000명이 넘는 참관객이 방문했다.
부산항국제전시컨벤션센터(BPEX)에서 열린 UDC 2022는 국내 대표 블록체인 콘퍼런스로써 위상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블록체인 업계의 전문가 50명이 연사로 참여해 블록체인 산업 발전을 위한 비전을 제시했다.
◆ 두나무, 암호화폐 겨울 이후 과제와 희망 전하다
UDC 2022는 전례없는 '크립토 윈터(가상자산 시장 침체)' 속에서 개최됐다. 지난 26일 금융정보분석원(FIU)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가상자산 업계의 총 영업이익은 6301억원으로 지난해 하반기에 비해 약 62% 감소했다.
대표적 가상자산 비트코인의 가격은 지난해 11월 8일 최고가 6만7000달러(한화 약 9534만1000원)를 기록한 뒤 올해 6월말에는 1만9000달러(한화 약 2703만7000원)로 71% 급락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 각종 대내외 불확실성이 겹치며 실물경제가 위축된 데다 지난 5월 발생한 루나·테라 폭락 사태로 인해 가상자산 신뢰가 하락했다는 분석이다.
사진 = UDC 2022에서 발표하는 송지형 두나무 회장 / 두나무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자산 업계가 전반적으로 위축된 가운데, 개막식에 참석한 송치형 두나무 회장은 크립토 윈터 이후 국면에 대한 전망을 제시했다.
송 회장은 "UDC를 처음 시작했던 2018년 9월에도 우리는 침체기를 맞았지만, 이미 탈중앙화금융(DeFi), 대체불가토큰(NFT) 등 주요 탈중앙화 앱(Dapp)의 초기 개념은 다양한 투자자와 프로젝트 팀을 통해 발전하고 있었다"고 술회했다.
4년 전에도 그랬듯이 기술 발전이 시장의 가치평가를 이끌어낼 것이라는 전망이다. 송 회장은 "실제로 작동하는 블록체인 상품과 서비스를 통한 검증만이 긴 하락장을 끝낼 것이다"고 강조했다.
송 회장은 미래 블록체인의 발전 방향과 함께 희망의 메시지도 전했다.
송 회장은 "이제 블록체인 업계가 검증해야 하는 건 기존 서비스를 대체, 완성해하는 서비스다"며 "이 상황에서 두나무가 나아갈 길 역시 서비스 혁신에 있다"고 강조했다.
송 회장은 "이번 겨울의 끝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 것이다"며 "크립토 윈터가 지나고 나면 우리는 월렛(디지털 자산 지갑)에 더 익숙하고 토큰을 통해 신분을 관리하는 '블록체인 세대'를 맞이하게 될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사진 = UDC 2022 전시 부스를 체험하는 참가자들 / 토큰포스트
◆ '개발자 컨퍼런스'를 넘어 '모두의 행사'로
UDC는 지난 2018년 두나무가 블록체인 산업 발전에 기여하고자 처음 선보인 개발자 컨퍼런스다. 두나무의 UDC는 해가 갈 수록 '개발자 중심' 행사에서 미래 기술에 관심 있는 모든 이들이 함께하는 블록체인 콘퍼런스로 확장하고 있다.
올해 행사는 스마트계약, 레이어2, 대체불가토큰(NFT), 트래블룰 등이 키워드로 꼽혔다.
헨리 헤흐트 페렐라 폴리곤 글로벌 전략·오퍼레이션 리드를 포함해 매트 소그 솔라나재단 프로덕트 및 파트너 개발 총괄, 멜 맥캔 카르다노 재단 개발 총괄, 저스틴 썬 트론 설립자, 스캇 시겔 헬륨 최고운영책임자(COO) 등 글로벌 전문가들이 연사를 맡아 블록체인 기술 현황과 서비스에 대한 인사이트를 나눴다.
국내·외 가상자산 거래소들이 한데 모여 트래블룰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논의하는 시간도 마련됐다. 트래블룰은 디지털 자산 거래소 등 가상자산 사업자가 디지털 자산을 전송할 때 거래인의 실명 등 관련 정보를 모두 수집하도록 하는 규정이다.
트래블룰 패널토론에는 시윤 치아 베리파이바스프 대표, 숙 이 체르 FTX싱가포르 최고 준법 감시인, 닐 크리스티안센 코인베이스 수석 고문, 이해붕 두나무 업비트 투자자보호센터장, 타릭 에르크 크립토닷컴 컴플라이언스 부사장이 참여했다.
이들은 "트래블룰은 업계가 한 마음으로 협력해야 하는 규정"이라고 입을 모으며 지역별 규제 차이, 거래 상대방의 동일성 확보 문제 등 쟁점 사안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사진 = '펭수' 제작자 EBS 한결 아트 디텍터가 자신의 NFT 작품을 소개하고 있다 / 토큰포스트
강연이 열린 홀 밖에는 NFT 갤러리 등 특별 프로그램도 운영됐다. 자사 기술력과 비전을 대중에 소개하는 전시 공간도 마련돼 29개의 블록체인 관련 단체가 저마다의 부스를 열어 개발자와 고객 사이의 쌍방향 소통이 이뤄졌다.
행사장 중앙의 공터에서는 수많은 업계 관계자들이 즉석 토론을 벌이며 인사이트 교환과 네트워크 형성의 시간을 가졌다.
폐막식 연사를 맡은 이석우 두나무 대표는 "겨울이 가면 봄이 오듯 블록체인 산업에도 분명히 봄이 올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내년 UDC 행사에서 뵐 때는 따뜻한 봄이기를 기원한다"고 기대감을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