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달러 연동 스테이블코인 USDC(USDC)의 발행사 서클(Circle)이 기업공개(IPO) 규모를 다시 한 번 상향 조정했다. 이번 공개 매각으로 34만 주를 주당 31달러(약 4만 3,090원)에 발행하며, 총 공모액은 10억 5,000만 달러(약 1조 4,595억 원)에 달한다.
미국 뉴욕증권거래소 상장은 현지시간 6월 5일 이뤄지며, 서클의 IPO는 이전보다 더욱 강한 시장 반응을 반영한 셈이다. 당초 서클은 2,400만 주를 주당 24~26달러(약 3만 3,360~3만 6,140원)에 발행할 예정이었지만, 지난주 이를 3,200만 주에 주당 27~28달러(약 3만 7,530~3만 8,920원)로 증액했고 다시 한 번 공모 규모를 확대했다.
이번 IPO 가격 기준으로 서클의 기업 가치는 약 69억 달러(약 9조 5,910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계산된다. 이는 지난해 실패로 끝난 스팩(SPAC) 합병 상장 시도 이후 서클이 거둬들인 가장 강력한 시장 신뢰의 표현으로 해석된다.
서클은 미국 정부 규제 하에 운영되는 스테이블코인 중 핵심 기업 중 하나이며, 특히 테더(USDT)와 함께 글로벌 스테이블코인 시장을 양분해왔다. 최근 미국 내 스테이블코인 관련 규제 논의가 본격화되면서 서클의 IPO에 대한 투자자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시장에서는 글로벌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이 서클 지분 10% 이상을 확보하려 한다는 보도도 나왔다. 블랙록은 이미 서클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은 상태로, 이번 상장을 계기로 양사 간 협력이 더 강화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암호화폐 업계에서는 이러한 움직임이 기존 금융사들과 크립토 기업 간 경계가 흐려지는 신호로 분석된다. 스테이블코인을 중심으로 한 크립토 금융 생태계가 점차 ‘은행화’되면서, 국경 없는 디지털 자산이라는 초기 개념과 상반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번 서클의 IPO는 스테이블코인 산업의 제도권 진입과 자본시장 내 존재감을 상징하는 중요한 이정표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