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암호화폐 관련 상장지수펀드(ETF) 승인에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XRP에 노출된 첫 ETF가 곧 등장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됐다. ETF 전문 투자사인 ETF스토어의 네이트 제라시(Nate Geraci) 대표는 “그레이스케일 디지털 대형주 펀드(GDLC)가 다음 승인 후보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펀드는 비트코인(BTC)을 중심으로 이더리움(ETH), XRP 등 복수의 암호화폐를 혼합해 구성돼 있다.
GDLC는 지난 2024년 말 ETF 전환 신청서를 제출했고, 그해 말 SEC로부터 접수 확인을 받았다. ALT코인 비중이 낮고 거래 유동성이 충분하다는 점에서 시장 전문가들은 이 펀드의 승인 가능성을 비교적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제라시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전체 포트폴리오의 78.77%를 차지하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고, 이더리움 12.4%, XRP 4.9% 순이다. 소폭으로 솔라나(SOL)와 카르다노(ADA)에도 노출돼 있다. 그는 "이 같은 멀티 코인 구성이 경쟁 관계에 있는 솔라나 단일 ETF보다 우선적으로 승인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최근 블룸버그 애널리스트들도 ETF 승인 가능성 순위를 업데이트했다. 솔라나와 라이트코인(LTC)이 90%로 가장 높은 가능성을 보이며, 그레이스케일의 인덱스 ETF도 이 범주에 포함됐다. XRP에 기반한 스폿 ETF는 85%의 승인 가능성을 기록하여 두 번째로 높게 평가됐다. 카르다노와 폴카닷(DOT)은 각각 75%를 기록했다.
다만 현재 행정부의 암호화폐 우호적인 기조에도 불구하고, SEC는 여전히 새로운 암호화폐 ETF 출시에 보수적 접근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블랙록($BLK)이나 피델리티(Fidelity) 같은 대형 자산운용사들이 여전히 알트코인 ETF 출시에 소극적인 가운데, 제라시는 “이들이 머지않아 경쟁에 뛰어들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전망했다.
XRP ETF가 정식 승인될 경우, 그 상징성과 시장파급력은 크다. 리플(XRP)은 오랜 기간 규제 불확실성에 시달려왔기 때문에, XRP 기반 ETF의 출현은 단순 상품 이상의 상징적 승리로 평가되고 있다. 투자자들에게도 XRP 포트를 간접적으로 담을 수 있는 새로운 투자 수단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