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플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오랜 법적 소송이 중요한 분기점을 맞이하고 있다. 양측은 지난 4월 16일 법원의 허가를 받아 60일간 합의 협상에 집중하기로 했고, 다음 공식 상태 보고서 제출일인 6월 16일이 다가오면서 XRP 커뮤니티의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 제기된 항소 철회 관련 판결이 곧 내려질 것이라는 기대는 사실이 아니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리플은 이번 합의안에서 처음 제시됐던 1억 2,500만 달러(약 1,738억 원) 벌금을 5,000만 달러(약 695억 원)로 낮추는 대신 상호 항소를 철회한다는 조건을 제시한 바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양측은 최종 합의에 도달하지 못했고, 관련 소송은 여전히 표류 중이다.
이런 가운데 일부 XRP 투자자들은 판사 아날리사 토레스가 언제 항소 철회 여부를 공식적으로 판단할지에 대해 혼란을 겪고 있다. 이에 대해 SEC 전 고문변호사인 마크 페이글(Marc Fagel)은 “현재 토레스 판사가 결정할 사안은 없다”며 소문을 일축했다. 그는 “토레스 판사는 이미 리플이 법을 위반했다고 판단했고 향후 위반을 금지했으며, 당시 벌금도 부과했다. 이에 대한 어떠한 재심도 진행 중이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혼란은 지난 5월 15일 법원이 양측이 신청한 ‘지시적 판단(indicative ruling)’ 요청을 기각하면서 시작됐다. 이는 합의 절차를 앞당기고자 제출된 일종의 사전 판결 요청이었지만, 법원은 이를 절차상 부적절하다고 판단해 기각한 것이다.
현재 시장과 커뮤니티의 시선은 SEC가 6월 16일 제출할 예정인 공식 상태 보고서로 집중되고 있다. 이 보고서가 리플과 SEC 간의 구체적인 협상 진전에 대한 단서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리플과 SEC의 소송은 지난 4년 간 XRP 가격과 투자자 심리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쳐왔으며, 향후 법적 절차의 방향은 XRP뿐 아니라 전체 암호화폐 시장에도 파급 효과를 미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