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중앙은행이 최근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에 대해 운영시간 제한 조치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조치는 친이스라엘 해커 조직의 노비텍스(Nobitex) 해킹 공격으로 총 1억 달러(약 1,390억 원) 규모의 암호화폐가 유출된 뒤 즉각 시행됐다.
블록체인 분석업체 체이널리시스(Chainalysis)는 19일 공식 블로그를 통해 이란 당국이 암호화폐 거래소의 운영을 오전 10시부터 오후 8시까지만 허용하고 있다고 전하며, 이는 추가 해킹 시도를 사전에 방지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체이널리시스 국가안보정보팀 책임자인 앤드루 피어먼(Andrew Fierman)은 “심야에 사고가 발생할 경우 대응이 더욱 어려워지기 때문에, 해커의 활동 가능 시간을 제한하려는 목적도 있다”고 평가했다.
해킹 피해를 입은 노비텍스는 지난 19일 오전 공식 소셜미디어를 통해 공격 사실을 인정했다. 이번 공격의 배후는 친이스라엘 성향 해커 조직 ‘곤제슈크 다란데(Gonjeshke Darande)’로, 해당 조직은 노비텍스 내부 시스템을 침투한 뒤 핫월렛에서 다수의 암호화폐를 탈취했다고 주장했다. 피해 자산은 비트코인(BTC), 이더리움(ETH), 도지코인(DOGE), XRP, 솔라나(SOL) 등으로 추산된다.
피어먼은 또한 “이란 국민들이 해외 송금 수단으로 암호화폐를 활용하는 상황에서 정부가 국민의 금전 이동을 더욱 엄격히 통제하려는 의도도 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특히 지정학적 긴장 고조와 자본 유출 우려가 겹치는 시기에는 정부의 규제 수위가 올라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란 정부는 이미 지난해 12월 자국 통화 리알화의 방어를 위해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에 일시적 폐쇄 명령을 내린 바 있다. 당시에도 외환시장 불안정성이 규제 배경이었다.
한편, 이스라엘은 지난 6월 13일부터 이란 내부를 겨냥한 일련의 공격을 단행했으며, 이후 양국 간 사이버 및 물리적 충돌이 계속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이란이 대화를 요청해왔다”고 밝히며, 외교적 긴장이 이어지는 가운데 미국의 역할도 주목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