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에서 암호화폐 보유자를 노린 범죄가 또다시 발생했다. 이번에는 20대 남성이 파리 외곽에서 납치돼 인질로 잡히는 사건이 벌어졌다.
프랑스 현지 매체 르파리지앵(Le Parisien)에 따르면, 사건은 현지시간으로 6월 18일, 파리 근교 마이종알포르(Maisons-Alfort)에서 발생했다. 납치범들은 23세 남성을 몇 시간 동안 감금한 뒤 그의 연인에게 현금 5,000유로(약 800만 원)와 암호화폐가 저장된 ‘레저(Ledger) 하드웨어 지갑’의 키를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범인들은 피해자의 디지털 자산 접근 정보를 빼내기 위해 *물리적 폭력*을 동원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자는 이후 인근 도시 크레테유(Créteil)에서 풀려났지만, 프랑스 경찰은 사건 발생 이틀 후까지도 용의자를 체포하지 못했다. 피해 남성의 신원은 비공개 상태다.
이 사건은 암호화폐 보유자를 대상으로 한 납치 및 강탈 범죄가 증가하고 있다는 점에서 우려를 낳고 있다. 5월에는 암호화폐 거래소 페이미엄(Paymium)의 공동창업자 피에르 노이자(Pierre Noizat)의 딸과 손자가 유사한 범행의 표적이 되는 사건도 발생했다. 이처럼 가족을 볼모로 잡고 시드 문구나 열쇠를 강제로 요구하는 사례들이 잇따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공격을 속칭 ‘렌치 어택(Wrench Attack)’이라고 부르며, 단순한 사이버 범죄를 넘어 현실 세계의 위협으로 확산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해당 유형의 범죄는 프랑스뿐 아니라 미국 뉴욕, 인도, 홍콩, 필리핀, 스페인 등 여러 지역에서 보고되고 있다. 실제로 뉴욕에서는 한 여행객을 납치하고 가둔 뒤 암호화폐 지갑 접근을 시도한 두 명이 기소된 바 있다.
글로벌 차원에서 암호화폐 사용자가 물리적 위협에 노출되는 사례가 늘어나는 가운데, 보안 전문가들은 실제 자산 접근 방식과 보관 장소를 분산하는 등 자기 보호 전략을 세울 필요가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