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BlackRock)이 보유 중인 이더리움(ETH) 8,172개를 코인베이스에 예치하면서 시장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최근 이더리움 누적 매수에 집중하던 블랙록이 처음으로 매도 조짐을 보이자, 대규모 매도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다.
온체인 분석 플랫폼 루콘체인(Lookonchain)에 따르면 블랙록은 최근 8,172 ETH(약 257억 원 상당)를 코인베이스 프라임 지갑으로 이체했다. 이는 지난 한 달 간 보유량을 꾸준히 늘려왔던 블랙록이 처음으로 매도에 나설 가능성을 암시한 조치로 해석된다. 보통 암호화폐를 거래소로 이동하는 행위는 매도를 위한 준비로 여겨지는 만큼, 업계는 이 소식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물론 이번 이동이 단순한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하지만 현 시점에서 블랙록과 같은 대형 기관투자가가 ETH를 매도할 경우, 시세에 적지 않은 충격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경계는 더욱 고조되고 있다.
이번 여파는 단순히 블랙록에 국한되지 않는다. 같은 시기 여러 이더리움 고래들이 5,000 ETH(약 158억 원) 이상을 처분한 정황도 포착됐다. 이는 시장 전반에 잠재적인 매도 압력을 가중시키며, 개인 투자자들의 ‘패닉 셀링’을 유발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현재 이더리움은 전일 대비 0.72% 하락한 2,264달러(약 314만 원) 선에서 거래되고 있으며, 장중 한때 2,285달러(약 317만 원)까지 상승하기도 했다. 거래량은 전일보다 6.65% 증가한 244억 2,000만 달러(약 33조 9,450억 원)를 기록해 단기적인 유동성은 유지되고 있다.
향후 이더리움의 가격 흐름은 블랙록의 실제 매도 여부, 기술적 지표 반등 가능성 등에 따라 달라질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기관의 매도 움직임은 통상 시장에 신호를 주는 역할을 한다”며 “이더리움의 중장기 추세를 결정하는 분수령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시장 참여자들은 당분간 블랙록의 행동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기관 투자자의 행보가 리테일 수요 확대의 변곡점이 될지, 혹은 또 하나의 매도 랠리를 부를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