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상장 투자회사 메타플래닛이 비트코인(BTC) 보유량을 15,555개까지 확대하며 가파른 매수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번 매입으로 메타플래닛은 기업 중 다섯 번째로 많은 비트코인을 보유한 회사로 올라섰으며, 연말까지 30,000 BTC 확보를 목표로 두고 있다고 밝혔다.
사이먼 게로비치(Simon Gerovich) 메타플래닛 최고경영자(CEO)는 7일 X(구 트위터)를 통해 회사가 최근 2,205 BTC를 신규 취득했으며, 평균 매입가는 개당 10만 8,237달러(약 1억 5,049만 원), 총 지출 금액은 2억 3,870만 달러(약 3,318억 원)라고 전했다. 이로써 메타플래닛의 누적 비트코인 매입액은 약 15억 4,000만 달러(약 2조 1,406억 원)에 달한다.
게로비치 CEO는 회사의 BTC 전략 성과 측정을 위한 지표인 ‘BTC 수익률(BTC Yield)’도 공유했다. 2025년 현재까지 해당 수익률은 416.6%에 이른다. 이는 비트코인 매입 전략이 단기적으로 실질적인 주주 가치 상승으로 이어졌음을 의미한다는 평가다.
특히 메타플래닛의 공격적인 비트코인 축적은 지난 6월부터 연달아 진행돼왔다. 6월 26일 1,234 BTC를 1억 3,300만 달러(약 1,849억 원)에 매입했고, 그 직전에도 1,111 BTC를 1억 1,800만 달러(약 1,641억 원)에 취득했다. 이에 앞서 6월 16일에는 1,112 BTC를 1억 1,700만 달러(약 1,626억 원)에 확보하며 총 보유량을 처음으로 10,000 BTC 이상으로 끌어올렸다.
현재 비트코인 보유량 기준으로 메타플래닛은 클린스파크(Cleanspark)와 갤럭시 디지털(Galaxy Digital)을 제치고 다섯 번째로 많은 BTC를 보유한 상장회사가 됐다. 회사는 연말까지 보유량을 30,000 BTC로 확대한 뒤, 오는 2027년에는 전체 비트코인 발행량의 1%에 해당하는 21만 개까지 확보하겠다는 대담한 계획을 세우고 있다.
한편 유럽 최초의 비트코인 기반 재무전략 기업 더 블록체인 그룹(The Blockchain Group)도 같은 날 116 BTC를 구매했다고 발표했다. 구매 금액은 1,260만 달러(약 175억 원)이며, 누적 보유량은 1,904 BTC다. 해당 기업도 현재 연간 BTC 수익률 1,348.8%를 기록 중이다.
자금 조달 방식 또한 눈여겨볼 만하다. 메타플래닛은 대부분의 비트코인 매입 자금을 주식 및 채권 발행을 통해 마련하고 있다. 6월에는 제로쿠폰 채권 형태의 스트레이트 본드를 통해 2억 1,000만 달러(약 2,949억 원) 규모 자금을 확보했으며, 이어서 1,900만 달러(약 267억 원) 상당의 19회차 보통채권도 발행했다.
이와 동시에 16~18회차 채권은 주식인수권 행사 대금으로 전액 조기 상환했다. 채권 상환에 사용된 금액은 총 2억 8,100만 달러(약 3,906억 원) 규모다.
이번 연속 매입 행보와 계획은 비트코인을 기업 자산 수단으로 도입하려는 글로벌 추세 속에서 일본 기업도 본격적으로 물꼬를 텄다는 점에서 의미있다. 메타플래닛이 규제 불확실성과 보수적 재무 전략이 주를 이루는 일본 증시에서 어떤 성과를 낼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