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미국 달러 지수(DXY)가 21년 만에 가장 큰 하락 폭을 기록한 가운데, 비트코인(BTC)이 강세 전환 조짐을 보이고 있다. 과거에도 달러 가치가 약세일 때 비트코인을 비롯한 위험 자산이 강세를 보인 선례가 있어, 시장은 다시 한번 동일한 흐름을 기대하고 있다.
시장 분석업체 크립토퀀트(CryptoQuant)에 따르면, DXY가 하락세를 보이면 비트코인 가격이 상승했던 사례는 여러 차례 반복돼 왔다. 실제로 현재 지수는 200일 이동평균선보다 약 6.5포인트 낮은 수준에 머무르고 있으며, 이는 지난 21년 동안 가장 큰 괴리다. 이런 현상을 두고 분석가들은 달러가 안전자산으로서의 매력을 잃고, 그 자리를 위험 자산이 대체하는 전환점으로 보고 있다.
크립토퀀트의 애널리스트 다크포스트(Darkfost)는 “달러가 약세를 보이는 시기에는 시장에 유동성이 증가하고 투자자들은 더 많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위험 자산으로 눈을 돌리기 마련”이라며, 해당 현상이 역사적으로도 비트코인 상승 초기와 일치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러한 움직임은 강세장 초입이나 과열 국면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났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실질적인 가격 반응은 아직 제한적이다. 비트코인은 5월 말 이후 약 10만~11만 달러(약 1억 3,900만~1억 5,290만 원) 구간에서 정체돼 있다. 최근 가격은 10만 8,800달러(약 1억 5,101만 원) 수준이며, 이는 강한 모멘텀으로 상승하는 장세라고 보기엔 부족한 흐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분석가들은 현재의 횡보 장세가 오히려 공격적인 상승 전환 전의 ‘숨 고르기’ 국면일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특히 크립토포테이토(CryptoPotato)는 최근 분석 보고서에서 “약세 구간 속에서도 시장 구조는 여전히 상승 쪽에 힘이 실려있다”며, “새로운 촉매나 매크로 환경이 뒷받침된다면 단숨에 고점을 돌파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비트코인이 향후 고점을 다시 시험하려면 유입 자금 확대와 상승 재료가 반드시 수반돼야 한다. 달러의 약세가 시장의 판도를 흔들고 있는 현 상황에서, 비트코인의 다음 움직임은 글로벌 정책과 유동성 흐름에 따라 달라질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