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테슬라($TSLA)가 지난 2021년 비트코인(BTC)을 결제 수단으로 계속 유지했다면 지금쯤 약 160,000 BTC, 현재 가치로 약 2조 3,840억 원(17억 달러) 규모의 자산을 보유할 수 있었을 것이란 분석이 제기됐다. 당시 매출의 단 2%만 비트코인으로 결제받아 보유했더라도, 이는 테슬라가 2021년 이후 올린 총순이익의 42.5%에 해당하는 규모다.
해당 전망은 뇌 기반 AI 스타트업 브레인스(Brainns)의 최고 제품책임자 토마스 그리프(Tomas Greif)가 제시한 것이다. 그는 최근 소셜미디어 X를 통해 "테슬라가 비트코인 결제를 지속하면서 해당 자산을 보유했다면 지금쯤 회사의 자산구조가 전혀 달라졌을 것"이라며 "2%의 BTC 결제로만도 천문학적 수익을 누릴 수 있었던 셈"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이 같은 기회는 일론 머스크의 돌연한 결정으로 무산됐다. 2021년 5월 12일, 머스크는 친환경 이유를 들어 테슬라 차량의 비트코인 결제를 중단하겠다고 발표했다. 비트코인의 채굴 과정이 고탄소 에너지원에 과도하게 의존한다는 환경 단체들의 우려가 반영된 조치였다. 해당 발표 직후 비트코인 가격은 열흘 만에 39% 가까이 폭락했고, 시장 전체도 크게 흔들렸다.
그 결정 당시 비트코인 가격은 약 56,667달러(약 7,875만 원)였으나, 현재는 약 108,826달러(약 1억 5,126만 원)까지 상승했다. 테슬라가 11,509 BTC를 여전히 보유하고 있긴 하지만, 이후 비트코인 결제를 재개하지 않고 있어 시장에선 머스크의 행보를 주시 중이다.
흥미롭게도, 최근 머스크는 암호화폐에 대한 긍정적 입장을 다시 드러내고 있다. 자신이 새롭게 출범한 정치단체 '아메리카당(America Party)'은 비트코인 후원을 받겠다고 밝혔으며, X에서는 “법정화폐는 희망이 없다”는 글을 게재해 시장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다만 이런 발언들은 테슬라 공식 정책으로 이어지진 않았으며, 머스크 개인의 견해일 뿐이다.
이와 맞물려, 최근 미국 회계 규정 변경으로 기업들이 보유 암호화폐의 평가 이익을 회계장부에 반영할 수 있게 되면서, 테슬라가 해당 규정 완화를 활용해 적극적인 암호화폐 전략으로 선회할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거론된다.
테슬라가 비트코인 결제를 다시 도입할 가능성은 아직 불투명하지만, 머스크의 잇따른 친암호화폐 발언과 회계제도 변화는 시장에 새로운 기대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암호화폐 시장이 재차 상승세를 타려는 이 시점에서, 테슬라의 다음 결정은 더욱 주목받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