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일련의 중대 경제 이벤트가 예고되면서 이번 주 암호화폐 시장이 흔들릴 가능성이 높아졌다. 미국의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부터 트럼프 대통령의 예상 밖 고율 관세 발표, 그리고 디지털 자산 입법 논의에 이르기까지, 모든 이슈가 비트코인(BTC), 이더리움(ETH), 알트코인의 단기 흐름을 좌우할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먼저 7월 둘째 주부터 시작되는 ‘크립토 위크’에서는 디지털 자산 산업 규제를 직접 겨냥한 3개 법안이 미 하원에서 심의에 들어간다. 이는 스테이블코인 규제법(GENIUS Act), 토큰 분류법(CLARITY Act),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제한법 등으로 구성된다. 공화당 측은 이 법안들이 암호화폐 산업에 명확성을 줄 가능성에 기대를 걸고 있지만, 민주당의 맥신 워터스 의원은 이를 ‘자기 배만 불리는 친트럼프 정책’이라며 “반(反)암호화폐 부패 주간”이라는 이름으로 균열을 예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월 12일 시장 마감 직후, 유럽연합과 멕시코에서 들어오는 모든 수입품에 대해 30% 고율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전격 발표했다. 그는 멕시코의 마약 밀수와 무역 불균형, EU의 보호무역 조치를 이유로 들며, 생산기지를 미국으로 이전하면 관세 재고 가능성도 열어뒀다. 이 같은 발표는 유럽집행위원회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 위원장과 멕시코의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대통령의 즉각적 반발을 불러왔다.
금융시장의 불확실성도 고조되고 있다. 지난주 S&P 500 지수는 6,259.74포인트로 6월 말부터 약 4.87% 상승했지만, 7월 14일 개장일에는 이 같은 고율 관세 충격이 주가에 반영될 가능성이 높다. 일반적으로 주식시장의 불안정성이 암호화폐 시장으로 옮겨붙는 사례가 많아, 투자자들의 경계심이 커진 상태다.
여기에 인플레이션 지표도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7월 15일 발표되는 CPI는 지난 5월 수치(321.465포인트)보다 소폭 상승한 322포인트 내외로 예상되며, 물가가 예상보다 더 오르면 미 연준(Fed)의 금리 인하가 지연될 수 있다. 반면, 낮은 수치는 위험 자산 선호심리를 자극해 암호화폐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도 있다.
생산단가의 흐름을 보여주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7월 16일 발표된다. 5월 수치였던 148.072포인트는 148.9포인트로 오를 것으로 전망되며, 이는 공급단의 인플레이션을 시사하는 중요한 신호다. 이어 17일에는 미국의 6월 소매판매 지표가 발표되며, 이번에는 전월 대비 ‘전체 소비 증가율 0%’로 정체할 가능성이 전망된다. 소비 둔화는 연준의 통화 완화 정책 가능성을 키울 수 있다.
마지막으로 7월 18일 공개되는 미시간대 소비자신뢰지수는 미국 경제 심리를 보여주는 잣대가 될 것이다. 전반적인 소매·심리지표가 부진할 경우, 암호화폐를 포함한 위험 자산에 대한 관심이 다시 살아날 수 있다.
이번 주는 미국의 거시경제 환경과 정치 이슈의 격렬한 충돌이 암호화폐 시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투자자들은 규제 환경뿐만 아니라 물가와 소비 흐름까지 종합적으로 관찰하며 민감하게 대응해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