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가격이 다시 한 번 최고치를 경신하며 12만 2,000달러를 돌파했다. 올해 들어 상승률이 30%를 넘어선 가운데, 이는 S&P 500의 수익률을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암호화폐를 중심으로 한 시장의 훈풍이 불면서 연관 기업들의 주가도 일제히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이번 급등 배경에는 미국 의회의 움직임이 작지 않게 작용했다. 현재 하원에서는 디지털 자산을 보다 광범위하게 수용할 수 있는 정책 검토가 예정되어 있으며, 총 세 가지 친(親) 암호화폐 법안이 발의돼 이른바 ‘크립토 주간(Crypto Week)’이 예고된 상태다. 이 가운데에는 민간기업의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허용하는 ‘GENIUS 법안’을 비롯해 암호화폐 시장의 명확한 규제 틀을 제시할 ‘디지털 자산 시장 명확화법’, 그리고 연방준비제도(Fed)의 중앙은행디지털화폐(CBDC) 발행을 금지하는 ‘CBDC 감시중단법’이 포함됐다.
정책 기대감은 비트코인뿐 아니라 이더리움(ETH)의 상승세도 이끌었다. 현재 ETH는 3,000달러를 웃도는 가격에 거래되며, 시장 전반의 리스크 선호 심리를 자극하고 있다. 이에 따라 암호화폐 관련 주식들도 장 시작 전부터 상승세를 타고 있다. 대표적으로 비트코인 중심 재무전략을 도입한 소프트웨어 기업 스트래티지(MSTR)는 3% 상승했으며, 암호화폐 채굴기업인 마라 홀딩스(MARA)와 라이엇 플랫폼스(RIOT)는 각각 4.5%, 4%가량 주가가 올랐다. 코인베이스 글로벌(COIN) 역시 1.5%가량 상승했다.
이번 랠리는 단순한 기술적 반등보다는 제도적 변화 기대감이라는 확실한 테마에 기반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미국 정치권 내에서 암호화폐 산업 활성화를 위한 움직임이 본격화되면서, 제도권 기반의 수용성이 커질 것이란 전망이 투자 심리를 자극하고 있다.
일부 전문가는 올해 하반기에도 이러한 흐름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기관 투자자들의 자산 편입 확대, 주요 기업의 비트코인 보유 확대 추세, 그리고 규제 리스크 완화 기대감이 맞물리며 디지털 자산이 본격적인 금융 상품으로 자리잡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시장에서는 트럼프 대통령과 관련된 암호화폐 관련 발언과 움직임 역시 가격 상승에 일정 부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끄는 행정부가 친암호화폐 정책에 우호적인 스탠스를 취할 것이란 기대감도 투자자들이 주목하는 변수 중 하나다.
이처럼 비트코인의 상승 흐름은 단기적 급등을 넘어, 제도권 편입 및 규범 확립을 향한 장기적인 방향성 변화의 일환으로 해석되고 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이제 비트코인이 단순한 투기 자산이 아닌, 글로벌 자산 포트폴리오 상에서 중요한 비중으로 움직이는 시대가 왔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