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플의 법적 승리를 둘러싼 낙관론과 함께 XRP 가격이 급등하면서, 이를 악용한 사기 수법이 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다. 최근 온라인에 퍼진 딥페이크 영상에서는 리플(Ripple)의 CEO 브래드 갈링하우스(Brad Garlinghouse)가 1억 XRP(약 1,390억 원) 에어드랍을 진행한다고 허위 주장하고 있다. 이는 전형적인 AI 기반 조작 영상으로, 리플 최고기술책임자(CTO) 데이비드 슈워츠(David Schwartz)가 직접 나서 경고하고 진화에 나섰다.
문제의 영상에서 갈링하우스로 위장한 인물은 SEC와의 4년간의 법적 싸움에서 승리했다며, 이를 기념한 ‘리플 리워드 프로그램’을 통해 1억 XRP를 에어드랍한다는 내용을 전했다. 슈워츠는 이 영상이 완전한 조작이며, “누가 봐도 명백한 사기”라고 평가했다. 그는 X(옛 트위터)를 통해 “이러한 영상에 속지 말라”고 직접 경고했다.
이번 사기 사건은 단순한 피싱을 넘어, 정교한 AI 기술이 암호화폐 투자자들을 노리는 전형적인 최신 금융 범죄 수법으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XRP는 24시간 만에 약 6% 상승해 3.43달러(약 4,768원)까지 치솟았다. 가격 상승세와 함께 SEC 소송 종료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투자 심리가 고조된 틈을 노린 것이다.
블랙스완캐피털리스트의 공동 창업자 베르산 알자라흐(Versan Aljarrah)는 XRP가 본격적인 상승장에 진입할 수 있다고 분석했으며, 사기범들이 바로 이 같은 낙관론을 악용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대중의 관심이 집중되면 허위 에어드랍이나 의심스러운 링크를 통해 자금을 탈취하는 시도가 잇따르기 때문이다.
사실 이와 유사한 수법은 지난 2024년에도 존재했다. 리플이 판사 아니사 토레스(Analisa Torres)로부터 1억 2,500만 달러(약 1조 7,375억 원)의 벌금을 부과받으며 SEC의 원래 청구액보다 낮은 수준으로 합의하면서, 관련 사기 콘텐츠가 쏟아진 바 있다. 당시 리플 측은 “가짜 계정이나 임원 사칭 계정이 XRP 기부를 빙자한 사기에 활용되고 있다”며 특별 경고문을 배포했었다.
XRP 투자자들은 이제 단순한 혜택이 아닌 보안의 중요성을 가장 큰 투자 전략으로 여겨야 한다. 공식 채널이 아닌 어떤 경로도 믿지 말고, 에어드랍이나 경품을 가장한 링크 클릭을 절대 피해야 한다는 것이 업계의 조언이다. 리플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사용자에게 자금 송금을 요구하지 않는다”고 분명히 밝히고 있다.
이처럼 AI 기술이 고도화되면서, 가짜 영상에 의한 정보 왜곡과 사기 수법은 갈수록 정교해지고 있다. 투자자 개개인의 경계심이야말로, 냉혹한 인터넷 환경 속에서 가장 효과적인 방어 수단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