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실적 발표에서 강력한 성장세를 보인 로빈후드(Robinhood)는 매출과 고객 수 모두 시장 기대치를 뛰어넘으며 투자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다만, 암호화폐 거래 수익이 월가 전망치를 소폭 밑돌며 시간 외 거래에서 주가는 소폭 하락했다.
로빈후드가 공개한 2분기 실적에 따르면, 주당 조정 순이익은 42센트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두 배를 기록했다. 매출은 9억 8,900만 달러(약 1조 4,240억 원)로 전년 대비 45% 증가했고, 이는 시장 예상치인 9억 832만 달러를 웃도는 수치다. 특히 옵션에서 발생한 2억 6,500만 달러(약 3,816억 원), 주식 거래에서 6,600만 달러(약 950억 원), 암호화폐에서 1억 6,000만 달러(약 2,304억 원)의 수익을 올리며 전년 대비 두 자릿수 이상의 급성장을 보였다. 다만 암호화폐 거래 수익은 예상치인 1억 6,900만 달러를 소폭 밑돌았다.
이 기간 동안 자금이 입금된 고객 계정 수는 2.3백만 개 증가해 총 2,650만 개를 기록했으며, 투자 계좌 수도 전년보다 10% 늘어난 2,740만 개로 집계됐다. 총 플랫폼 자산은 2,790억 달러(약 401조 원)로 전년 동기 대비 99% 급증했다. 이는 꾸준한 순입금 유입과 함께 주식·암호화폐의 평가액 상승, 인수한 자산의 기여 효과가 동시에 작용한 결과다.
2분기의 주요 성과로는 유럽 및 기관 투자자 시장을 겨냥한 전략적 행보가 돋보였다. 로빈후드는 6월 영국 암호화폐 거래소 비트스탬프(Bitstamp)를 인수하며 유럽 시장에서의 디지털 자산 입지를 확장했다. 같은 달에는 고급 차트 기능인 ‘로빈후드 레전드(Robinhood Legend)’와 옵션 거래용 사전 수익 시뮬레이션 도구 등 신규 기능을 자사 모바일 앱에 도입해 거래 경험을 한층 강화했다. 이와 더불어 프랑스 칸에서 개최한 자사 행사를 통해 200개 이상의 미국 주식 및 ETF를 토큰 형태로 거래할 수 있는 블록체인 기반 상품 라인업도 공개했다.
또한 로빈후드는 5월 캐나다 암호화폐 플랫폼 원더파이(WonderFi)를 약 1억 7,900만 달러(약 2,574억 원)에 인수해 북미 디지털 자산 시장 내 영향력도 확대하고 있다.
제이슨 워닉(Jason Warnick)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고 비트스탬프 인수를 마무리한 이번 분기는 매우 성공적이었다”며 “7월 들어 고객 순입금이 약 60억 달러(약 8조 6,400억 원)에 달하는 등 3분기 시작도 긍정적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로빈후드는 변동성이 큰 암호화폐 시장 특성상 구체적인 분기 가이던스를 제공하지 않지만, 이번 실적 발표에서는 비트스탬프 통합에 따른 비용 및 지속적인 제품 개발 투자에 맞춰 비용 가이던스를 조정했다는 점이 강조됐다.
견조한 실적과 과감한 시장 확장을 기반으로, 로빈후드는 미국과 글로벌 디지털 금융 시장에서 다시 한 번 존재감을 각인시키는 데 성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