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가 최근 3,512만 개 XRP(약 1,373억 원)를 자사 공급량에 추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블록체인 트랜잭션 추적 플랫폼 웨일알럿은 이 대규모 XRP가 정체 불명의 월렛에서 코인베이스로 이동했다고 전했다. 구체적인 이전 경위나 목적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이는 XRP 유통량 변화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수준의 거래로 해석된다.
이번 거래는 9월 초부터 XRP 시장에서 포착된 대형 트랜잭션의 연장선에 있다. 지난 1일에도 웨일알럿은 각각 2억 3,698만 XRP(약 9,094억 원)와 2억 5,710만 XRP(약 9,825억 원)가 익명의 주소 간에 이체됐다고 보고한 바 있다. 같은 날 리플사는 총 10억 XRP를 3개 트랜잭션으로 분할해 락업 해제(에스크로 해지)하면서 시장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XRP의 시세는 보도 시점 기준 한때 2.84달러(약 3,948원)까지 상승하며 긍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 다만 이 같은 대량 이전이 매도 신호로 해석될 경우 단기 조정 압박을 받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거래소로의 입금은 자산이 곧 유통 시장에 나올 수 있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경계 심리를 자극하기도 한다.
한편 미국 금융 규제 당국인 증권거래위원회(SEC)와 선물거래위원회(CFTC)는 최근 공동 성명을 통해, 양 기관에 등록된 거래소가 특정 현물 암호화폐 상품을 자유롭게 거래할 수 있음을 명확히 했다. 이례적인 협업 형태로 발표된 이번 성명은 암호화폐 거래 관련 법적 불확실성 해소에 기여할 수 있다는 기대를 모은다.
업계 전문가들은 대형 거래소들이 보유량을 확대하거나 자산 이동을 가속화하는 이유로 향후 규제 변화와 기관 투자 수요에 대비하는 목적이 포함돼 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XRP처럼 규제 이슈가 잦았던 자산일수록 이번 공동 성명의 직격 수혜를 입을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환경 변화 속에서 고래들의 행보는 향후 시장 방향성을 가늠할 중요한 힌트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