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 투자자들이 다시 비트코인(BTC)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이더리움(ETH) 기반 금융상품에 대한 열기가 한풀 꺾인 가운데, 최근 자금 유입 데이터는 비트코인이 대체 자산으로서 기관의 선호를 되찾고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암호화폐 분석업체 아캄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최근 하루 동안 미국의 현물 비트코인 ETF(상장지수펀드)에는 총 3억 3,280만 달러(약 4,629억 원)의 자금이 유입됐다. 이 중 피델리티(Fidelity)의 '와이즈 오리진 비트코인 펀드(FBTC)'에는 무려 1억 3,300만 달러(약 1,849억 원)가 들어와, 블랙록($BLK)의 '아이셰어즈 비트코인 트러스트(IBIT)'의 7,300만 달러(약 1,015억 원) 유입 규모를 크게 웃돌았다.
이러한 변화는 지난 8월 암호화폐 시장 전반에 걸쳐 벌어진 ‘자산 재배분(rotational shift)’ 현상과도 맥을 같이한다. 당시 이더리움 ETF에는 기업 채택 서사와 함께 약 39억 달러(약 5조 4,210억 원)에 달하는 대규모 자금이 몰려들었고, 반대로 비트코인 ETF에서는 7억 5,100만 달러(약 1조 444억 원) 이상이 빠져나갔다.
하지만 현재 분위기는 반전되고 있다. 이더리움 ETF들이 7월 말 출범 이후 한동안 부진을 면치 못하며 '실패작'으로 평가받았으나, 8월 이후 급격히 유입이 늘자 일시적 반등을 연출했다. 그럼에도 여전히 비트코인 ETF와의 자산 규모 격차는 뚜렷하다.
블록체인 데이터 제공업체 소소밸류(SoSoValue)에 따르면, 현재 비트코인 ETF의 전체 순자산 규모는 1,432억 1,000만 달러(약 199조 9,090억 원)로, ETH 기반 ETF의 280억 달러(약 39조 원) 대비 약 5배 이상 크다. 이는 기관들이 여전히 장기적인 신뢰와 가치 저장 수단으로 비트코인을 우선시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현재로서는 이더리움 ETF의 급증한 유입이 지속될지, 아니면 재차 동력을 잃을지 명확치 않다. 다만, 시장은 이미 변화의 실마리를 포착했다. 기관 유입 규모는 다시 비트코인 중심으로의 회귀 흐름을 나타내고 있으며, 이는 향후 ETF 시장 경쟁에서 비트코인의 우위를 더욱 공고히 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