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바이누(SHIB)가 주요 암호화폐 거래소 중 하나로 꼽히는 비트멕스(BitMEX)에서 파생상품 거래 종료라는 비보를 맞았다. 해당 결정은 단지 선물상품에 국한되지만, 시장 전반에 미칠 영향은 결코 가볍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비트멕스는 최근 공식 발표를 통해 오는 9월 11일 오후 9시(한국시간)부터 시바이누의 무기한 선물 상품인 SHIBUSD를 포함한 총 48종의 파생계약을 거래 종료한다고 밝혔다. 거래소 측은 “거래량과 유동성이 과도하게 부족해 조기 종료 기준을 충족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조치는 시바이누의 파생상품 시장에서의 수요 감소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최근 SHIB는 0.0000120~0.0000130달러 구간에서 삼각수렴 패턴을 그리며 복잡한 행보를 이어왔다. 주간 거래량이 급감하면서 매수·매도 세력 모두 힘을 잃은 모습이다. 기술적인 지표도 뚜렷한 방향성을 보여주지 않는다. 200일 지수이동평균선(EMA)이 강력한 저항선으로 작용하고 있는 가운데, 상대강도지수(RSI)는 46으로 낮은 에너지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이번 파생상품 상장폐지 조치는 단지 비트멕스 거래 환경 하나의 변화로 끝나지 않는다. 파생상품은 헷징과 레버리지 수단으로 시장 유동성과 트레이딩 수요를 키우는 역할을 하기에, 이 마켓의 이탈은 곧 기관 및 투기적 수요 감소로 직결될 수 있다. 실제로 SHIB와 함께 퇴출 예정인 상품 목록에는 아비트럼(ARB), 온도(ONDO), 블러(BLUR) 등 최근 급부상한 프로젝트들도 포함돼 있다.
시장에선 시바이누가 당분간 주요 호재 없이 하락 압력에 시달릴 가능성도 제기된다. 현재 시세가 0.0000120달러선을 위태롭게 버티는 가운데, 추가적인 유동성 이탈이 발생할 경우 0.0000115달러 하단 지지선까지 밀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 가격은 투자자 심리와 시스템적 포지션 정리에 주요한 분기점으로 작용할 수 있는 수준이다.
비록 이번 조치가 현물 거래까지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지만, 시장에 주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시바이누는 이제 단순한 ‘밈코인’ 지위를 넘어, 생존과 확장의 갈림길에 놓였다. 커뮤니티의 결집력과 실질적인 유즈케이스 확대 없이는, 향후 유의종목 지정이나 추가 상장폐지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2021년 이후 다시 한번 존재감을 시험받는 시바이누. 다음 국면은 '정체'가 아닌 ‘재발견’이 될 수 있을까? SHIB 보유자들에게는 다시 한 번 진정한 시험대가 찾아온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