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초 들어 암호화폐 투자 상품의 거래량이 급감하면서 펀드 자금이 대규모로 빠져나간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의 디지털 자산 운용사 코인셰어스(CoinShares)에 따르면, 지난주 상장 암호화폐 투자 상품 시장에서는 총 3억 5,200만 달러(약 4,889억 원) 규모의 순유출이 발생했다.
이는 8월 말 부진한 미국 고용지표 발표와 금리 인하 가능성이 제기된 이후에도 위험 자산 선호심리가 본격적으로 회복되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특히 암호화폐 시장 전반의 거래량이 전주 대비 27% 감소한 것이 유출세를 부추겼다는 분석이다. 코인셰어스는 "일주일 기준 거래량이 27% 줄었고, 동시에 소폭의 자금 이탈이 발생했다"며 "이는 투자자들의 디지털 자산 수요가 다소 냉각됐다는 신호로 해석된다"고 설명했다.
자산별로는 이더리움(ETH) 기반 상품이 한 주간 무려 9억 1,200만 달러(약 1조 2,679억 원)에 달하는 유출을 기록하며 가장 큰 피해를 입었다. 그에 반해 비트코인(BTC) 상품에는 5억 2,400만 달러(약 7,354억 원)가 순유입되며 일부 손실을 상쇄했다. 해당 수치는 최근 alt코인에 비해 비트코인 중심의 거래 전략이 강화되고 있음을 반영한다는 분석이 다수다.
국가별로 보면, 미국 상장 펀드에서만 4억 4,000만 달러(약 6,116억 원)가 빠져나가며 전체 유출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반면 독일은 8,500만 달러(약 1,182억 원)의 순유입을 기록하며 유일하게 강세를 나타냈다.
이번 흐름은 트럼프 대통령이 현 암호화폐 정책에 대해 비교적 우호적인 발언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시장이 여전히 ‘정책 리스크’보다는 유동성과 금리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음을 드러낸다. 전문가들은 거래량 회복 없이는 큰 폭의 반등 가능성은 제한될 수 있다고 경고하며, 당분간 변동성 확대에 대비해야 할 시기라고 지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