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비트와이즈의 도지코인(DOGE) ETF와 그레이스케일의 헤데라(HBAR) ETF 승인 여부 결정을 오는 11월 12일로 연기했다. 이로써 양측의 상장 신청서는 계속 심사 대상에 머무르게 됐다.
SEC는 9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 아르카(NYSE Arca)가 제출한 비트와이즈 도지코인 ETF 승인 신청의 심사 마감일을 공식 연장했다. 해당 신청은 지난 3월 처음 접수됐고, 연방관보에 3월 17일 게재되면서 법정 심사 기간이 시작됐다. 같은 날 그레이스케일이 제안한 헤데라 ETF 상장 신청서 역시 같은 시한까지 판단을 유예한다는 통지가 나왔다.
그레이스케일은 이와 함께, 기존 라이트코인(LTC)과 비트코인캐시(BCH) 신탁을 ETF로 전환하기 위한 서류도 갱신했다. 두 자산을 기존 장외거래(OTC) 시장에서 벗어나, 일일 기준으로 신규 자산 발행 및 상환이 가능한 ETF로 전환함으로써 순자산가치(NAV)와의 괴리율을 줄이겠다는 전략이다. 일반 투자자는 이와 같은 구조 전환을 통해 거래 투명성과 유동성 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
이 같은 시도는 앞서 그레이스케일 비트코인신탁(GBTC)의 ETF 전환 사례에서 이미 전례가 마련됐다. 이 회사는 2024년, SEC와의 법적 공방 끝에 미국 최초의 현물 비트코인(BTC) ETF 승인을 이끌어낸 바 있다. 성공적 구조 전환 사례를 바탕으로, 이제는 비트코인캐시와 라이트코인에도 동일한 접근을 적용하려는 것이다.
최근 들어 알트코인 ETF 움직임은 SEC의 행정 부담을 확연히 가중시키고 있다. 2025년 상반기에만 31개의 현물 알트코인 ETF 신청이 접수되며, XRP, 도지코인, 솔라나(SOL), 라이트코인, 아발란체(AVAX), BNB 등을 포함한 다양한 종목에 대한 상장 요청이 잇따르고 있다.
8월 말 기준으로는 총 92개의 암호화폐 ETF 상품이 SEC 승인을 기다리는 상황이다. 특히 솔라나와 XRP에 대한 기관 투자가의 관심이 높다. 솔라나를 기반으로 한 ETF 신청은 8건, XRP는 7건에 달한다.
이번 SEC의 연기 결정은 알트코인 기반 ETF에 대한 규제 불확실성과 행정 지연이라는 이중 과제를 다시 한번 부각시켰다. 다만, 그레이스케일과 같은 장기 투자자의 구조 조정 시도가 점차 가시화되면서, 시장 전반의 ETF 전환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은 계속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