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기술 대기업 구글($GOOGL)이 비트코인(BTC) 채굴 기업 사이퍼마이닝(Cipher Mining)의 지분 5.4%를 인수했다. 이는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전문기업 플루이드스택(Fluidstack)과 10년에 걸친 30억 달러(약 4조 1,700억 원) 규모의 데이터센터 계약의 일환이다.
공식 발표에 따르면, 구글은 사이퍼마이닝 계약에서 플루이드스택이 부담하는 14억 달러(약 1조 9,460억 원) 규모의 채무를 보증하는 조건으로 해당 지분을 확보하게 됐다. 이번 계약은 플루이드스택이 사이퍼마이닝으로부터 컴퓨팅 파워를 장기간 임대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며, AI 연산 작업을 위한 인프라 확보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번 발표는 지난 8월 말 공개된 유사한 거래에 이어 두 번째다. 당시 구글은 플루이드스택과 이뤄진 별도의 계약에서 비트코인 채굴 기업 테라울프(TeraWulf)의 지분 14%를 취득하며 최대 주주로 이름을 올린 바 있다. 이 역시 플루이드스택의 채무 일부를 대신 보증하는 조건에서 이뤄진 투자였다.
사이퍼마이닝은 이번 계약을 통해 텍사스주 콜로라도시티 바버레이크(Barber Lake) 부지에서 168메가와트(MW) 규모의 컴퓨팅 파워를 플루이드스택에 공급하게 된다. 해당 부지는 최대 244MW까지 운영 가능한 설치 용량을 갖추고 있으며, 전체 용량은 500MW까지 확장 가능하다. 부지 면적은 587에이커(약 238만㎡)로, 향후 추가 개발 여지도 큰 것으로 평가된다.
구글의 이번 행보는 단순한 채굴 산업 투자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구글은 채굴 인프라를 활용해 AI 연산 처리 인프라 강화를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최근 여러 기술 기업들이 고성능 GPU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마이닝 인프라를 AI센터로 전환하거나 협력에 나서는 사례가 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구글의 행보가 AI 및 클라우드 인프라 경쟁에서 한 발 앞선 전략적 교두보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플루이드스택과의 장기 계약 구조는 구글의 주요 클라우드 사업 확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전망이 우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