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BTC) 시장이 심리적 경계선인 10만 4,000달러(약 1억 4,456만 원) 부근에서 위태로운 줄타기를 이어가고 있다. 거래소의 오더북에 축적된 유동성 데이터는 '공포'라는 단어까지 동원될 만큼 불안정한 시장 구조를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다. 매수세는 물러난 반면, 매도 벽은 얇아지면서 시장이 또 한 차례 급락할 여지를 남기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코인가격 데이터 플랫폼 코인글래스가 집계한 오더북에 따르면, 현재 비트코인은 200일 이동평균선 위인 10만 4,500달러(약 1억 4,505만 원) 선에 거래되고 있지만, 격렬한 매도세 속에서 하방 유동성 집중 현상이 뚜렷하다. 매수 주문은 대부분 10만~10만 2,000달러(약 1억 3,900만~1억 4,178만 원) 구간에 쏠려 있으며, 이보다 위 가격대에서는 호가 공백이 커 침체된 심리를 반영하고 있다.
과거 24시간 동안 다수의 강제 청산이 발생했고, 단기 매수자들의 방어 시도도 나타났지만, 이는 대부분 일시적인 흡수에 그쳐 매도 압력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특히 유동성 히트맵에 드러난 빨간색 공백영역은 핵심 지지선 아래 '매수 공황 지대'로 해석된다. 이 지점이 무너지면 비트코인이 곧장 9만 8,000달러(약 1억 3,622만 원) 선까지 추락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왔다.
기술적 지표도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다. 현재 비트코인은 50일 및 100일 지수이동평균선 아래에서 거래되고 있으며, 상대강도지수(RSI)는 33까지 하락해 과매도 구간에 근접해 있다. 그러나, 상승 반전을 이끌만한 매수세가 실종된 상황에서 반등의 명분도 약한 실정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현재 비트코인 오더북은 구조적 불균형 상태”라며, “가격보다 더 위협적인 건 빈약한 유동성 구조 자체”라고 말했다. 투자자들이 추가 하락을 우려하며 방어적인 포지션을 취하는 가운데, 단기적 지지선은 더욱 의미를 잃고 있다. 마켓의 공황 심리는 오더북에 그대로 반영되고 있으며, 이는 빠른 시간 내 전환 가능성이 낮음을 시사한다.
이런 흐름이 장기화하면 비트코인의 기술적 반등 여력은 더 위축될 수 있다. 결과적으로 단기 보합 구간에서 이탈 시, 시장은 다시 한번 급격한 하락 압력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유동성 회복이나 적극적인 매수세 유입 없이는 반전의 실마리를 찾기 어려운 형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