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암호화폐 시장에서 ‘알트코인 시즌’은 사실상 실종됐다. 연초부터 기대됐던 강세장은 대부분 빗나갔고, 비트코인(BTC)이 주도하는 이번 상승장에서 대다수 알트코인은 상대적으로 저조한 성적을 보이고 있다.
크립토 투자자이자 트레이더인 Daan은 트위터를 통해 올해 상위 50개 알트코인 중 BTC보다 더 높은 수익률을 낸 프로젝트는 단 29%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이는 시장 참여자들이 더 이상 알트코인을 ‘주된 투자처’로 보지 않는다는 뜻이기도 하다. 특히 현재 상승장이 4년 주기 사이클의 후반부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힘을 얻으며, 알트코인에 대한 기대는 점차 사그라들고 있다.
전통적으로는 비트코인 점유율이 하락세일 때 유동성이 알트코인으로 확산되며 ‘알트코인장’으로 이어지는 패턴이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번 시장에선 반대로 BTC의 조정기에 오히려 알트코인 하락 폭이 더 컸다. 일부 종목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알트코인은 BTC의 흐름을 그대로 따르며 동반 하락하거나, 오히려 두 배 이상 낙폭이 컸다는 분석도 나온다.
투자자들의 행태도 바뀌고 있다. BTC를 기준 자산으로 설정하고 단기간만 알트코인에 자금을 머물게 한 뒤 다시 BTC로 회귀하는 흐름이 주요 트렌드가 됐다. 실제로 지난 6개월간 BTC를 상회한 알트코인은 최대 39% 수준에 머물렀으며, 상승 기간조차 평균 2~3주에 불과한 짧은 반등에 그친다.
이번 사이클은 지난 강세장과는 확연히 다르다. 2020~2021년 코로나19 시기에는 알트코인들이 장기간 BTC를 능가하는 성과를 보였지만, 현재는 구조적 기반 없이 반등한 프로젝트는 대부분 매도 기회로 전락하고 있다. 분석가들은 ‘기술적 기반’과 ‘커뮤니티 지지’가 없는 알트코인은 구조적으로 불리한 위치에 놓였다고 설명한다.
이 같은 흐름은 예견된 바 있다. 온체인 데이터 분석 업체 크립토퀀트(CryptoQuant)의 주기영 대표는 지난해 12월 시장 반등 당시, 이번 사이클에서는 과거처럼 전통적인 ‘비트코인 주도 후 알트코인 확산’ 패턴이 전개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대부분 알트코인이 BTC와의 상관성에서 벗어나 독자적인 생태계를 구축하지 않는 이상 구조적 성장이 어렵다”고 강조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남은 상승장에서도 알트코인의 대규모 회복 가능성은 낮게 보고 있다. 다음 사이클에서 알트코인이 다시 주목받기 위해선 단기 급등이 아닌, 네러티브와 생태계 확장이라는 장기적인 전략이 필요하다는 조언이 힘을 얻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