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RP(리플)가 1시간 사이 13,600%에 달하는 극단적인 강제 청산 불균형을 겪으며 시장의 레버리지 과잉 현실이 다시 드러났다. 이 시간 동안 약 41만 2,000달러(약 5억 5,320만 원) 규모의 롱 포지션이 일시에 증발했다.
데이터 분석 플랫폼 코인글래스에 따르면, 청산된 포지션의 대부분은 매수 방향이었으며 숏 포지션 청산은 고작 3,200달러(약 430만 원)에 불과했다. 이로 인해 발생한 13,600%의 불균형은 비정상적으로 높은 레버리지 의존도를 상징한다.
가격 하락은 예상치 않게 빠르게 전개됐다. 이날 XRP 가격은 1분봉 기준으로 2.425달러에서 2.3817달러까지 급락했다. 해당 구간에서 1,000만 개 이상의 XRP가 거래됐으며, 매도세 대부분이 ‘강제 청산’에서 발생했다. 즉, 자발적 매도가 아니라 증거금 부족으로 인한 강제 매도였다.
이번 급락은 공포에 의한 투매보다는 레버리지 롱 포지션 붕괴가 주 원인이었다. 가격이 며칠간 유지되던 지지 구간 아래로 내려가자, 호가창이 급격히 비고 매수세가 실종됐다. 일부 투자자들이 ‘2.40달러는 깨지지 않을 것’이라며 안일하게 레버리지를 쌓은 것이 청산 도미노의 단초가 됐다.
시장은 이미 지난 상반기에도 비슷한 장면을 경험했다. XRP가 1.95달러선에서 하락했을 때와 유사한 패턴이 반복되며, 과도한 시장 참여가 어김없이 대가를 치렀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곰(매도) 세력이 주도한 것이 아닌, 투자자의 탐욕과 무관심의 결과라고 분석한다. 현재 유동성 지지선은 2.36달러~2.38달러 구간으로 이동했으며, 새 자금 유입이 없다면 XRP 가격은 당분간 횡보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
이번 사태는 레버리지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투자 환경의 위험성을 다시 한번 경고하고 있다. 시장 안정성을 회복하려면 단기적 반등보다도 체계적 신중함이 절실해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