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정보분석원이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원에 대해 일부 영업정지 3개월과 과태료 52억원 부과를 결정했다. 미신고 해외 가상자산사업자와의 거래를 막아야 하는 의무와 고객확인 절차를 제대로 지키지 않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금융위원회 산하 금융정보분석원은 13일 제재심의위원회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을 코인원에 통보했다고 밝혔다. 금융정보분석원은 지난해 4월부터 5월까지 자금세탁방지 현장검사를 벌였고, 그 결과 특정금융정보법상 약 9만건의 위반 사항을 확인했다. 특정금융정보법은 가상자산 거래가 자금세탁이나 불법 자금 이동 통로로 악용되지 않도록 사업자 신고, 고객확인, 의심거래 관리 등을 의무화한 법이다.
핵심 쟁점은 미신고 해외 사업자와의 거래였다. 코인원은 해외 미신고 가상자산사업자 16개사와 총 1만113건의 가상자산 이전 거래를 지원한 것으로 조사됐다. 금융정보분석원은 그동안 법 위반 때 최대 영업정지까지 가능하다는 점을 알리며 해당 거래를 중단하라고 계속 요청했는데도, 코인원이 충분한 주의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고 봤다. 당국이 해외 미신고 사업자와의 연결을 특히 엄격하게 보는 이유는, 국내 규제망 밖에 있는 사업자와 자금이 오갈 경우 거래 상대방 확인이 어려워지고 자금세탁 위험이 커질 수 있어서다.
고객확인과 거래제한 의무 위반도 대규모로 적발됐다. 초점이 맞지 않거나 일부 정보가 가려진 실명 확인 증표로도 본인 확인을 끝낸 사례 등 고객확인 의무 위반이 약 4만건이었고, 고객 확인이 끝나지 않은 이용자의 거래를 막지 않은 사례도 약 3만건으로 집계됐다. 금융권에서 고객확인은 실명과 신원, 거래 목적 등을 확인하는 기본 절차인데, 이 단계가 허술하면 차명 거래나 불법 자금 유입을 걸러내기 어렵다. 이번 조치는 가상자산 거래소도 은행권에 준하는 수준의 내부통제와 자금세탁방지 체계를 갖춰야 한다는 감독 기조를 다시 확인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코인원에 내려진 영업일부정지 처분은 4월 29일부터 7월 28일까지 적용된다. 다만 제한 대상은 신규 고객의 외부 가상자산 입출고에 한정되며, 가상자산 매매와 교환, 원화 입출금은 계속 가능하다. 금융정보분석원은 대표이사 문책경고도 함께 결정했고, 과태료는 사전통지 뒤 10일 이상의 의견 제출 기회를 부여한 뒤 최종 금액을 확정할 예정이다. 코인원은 제재 결정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다며 행정소송 제기 여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고, 이사회를 통해 여러 가능성을 신중히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 다른 가상자산사업자들에 대한 점검과 제재로도 이어질 가능성이 크며, 업계 전반에 고객확인과 해외 사업자 거래 관리 기준이 더 엄격해질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