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더리움(ETH) 투자 가치에 대한 회의론이 나오는 가운데, 나스닥 상장사 비트디지털(Bit Digital, $BTBT)은 오히려 ‘매수’에 나섰다. 최근 2000만달러를 투입해 ETH를 추가 확보하며 기업 보유 물량을 크게 늘렸다.
13일 코인텔레그래프에 따르면 비트디지털은 5월 11일 평균 단가 2334달러에 이더리움 8568개를 사들였다. 이에 따라 회사의 총 보유량은 약 15만8462개로 늘었다. 이번 매수는 주당 순자산가치(NAV) 확대를 위해 이더리움 축적, AI 인프라, 인수합병을 함께 키우겠다는 전략의 일환이다.
샘 타바르 비트디지털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거래로 평균 매입 단가를 낮췄다고 밝혔다. 비트디지털은 현재 이더리움 금고 운영, 인공지능·고성능컴퓨팅(HPC) 인프라, 전략적 인수의 3개 축으로 사업을 운영하고 있으며, 자회사 화이트파이버(WhiteFiber)는 나스닥에서 ‘WYFI’로 거래되고 있다.
이번 매수로 비트디지털은 코인베이스글로벌(Coinbase Global, $COIN)이 보유한 약 15만1175개를 넘어섰고, 코인게코 기준 상장사 가운데 네 번째로 많은 ETH 보유 기업이 됐다. 이더리움 재무 전략을 공격적으로 확대하는 기업이 늘면서, 시장에서는 ETH를 단순한 보유 자산이 아닌 ‘기업 재무 포트폴리오’로 보는 흐름도 강해지고 있다.
비트디지털만 움직인 것은 아니다. 비트마인 이머전 테크놀로지스(Bitmine Immersion Technologies, $BMNR)도 올해 들어 가장 큰 규모로 11만1942개의 ETH를 사들였다. 톰 리 의장은 토큰화와 AI 기반 에이전트가 이끄는 ‘크립토 슈퍼사이클’에서 이더리움이 수혜를 입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코인게코 데이터 기준 비트마인은 현재 500만개가 넘는 ETH를 보유한 최대 상장사 보유자로 꼽힌다.
다만 가격 흐름은 여전히 부진하다. 이더리움은 보도 시점 2013달러 안팎에서 거래되며, 올해 들어 약 30% 하락했고 2025년 8월의 고점인 4946달러 대비로는 약 60% 낮은 수준이다. 반면 네트워크 지표는 쉽게 꺾이지 않고 있다.
스탠다드차타드는 이날 보고서에서 이더리움의 온체인 지표가 가격과는 다른 신호를 보내고 있다고 분석했다. 거래 활동과 총예치가치(TVL)는 여전히 사상 최고 수준 근처를 유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제프 켄드릭 스탠다드차타드 디지털자산 리서치 총괄은 ETH 목표가를 2026년 말 4000달러, 2030년 4만달러로 제시하며, 스테이블코인 확산과 토큰화 수요가 네트워크 사용량과 ETH 가격의 괴리를 좁힐 수 있다고 봤다.
반면 은행less 공동창업자 데이비드 호프만은 최근 자신의 ETH 보유분을 모두 처분하며 “ETH의 투자 논리가 상당 부분 끝났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더리움 네트워크가 스테이블코인, 토큰화, 레이어2 확장으로 계속 커질 수는 있지만, 그 성장의 과실이 ETH 보유자에게 얼마나 직접적으로 돌아갈지는 제한적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결국 지금의 이더리움 시장은 ‘네트워크 성장’과 ‘토큰 가격’의 간극을 둘러싼 논쟁이 한층 선명해진 모습이다. 기업들은 ETH를 꾸준히 쌓아가고 있지만, 시장이 그 가치를 얼마나 먼저 반영할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