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의 크립토 시장이 규제 정비 속에서 외부 자금을 끌어들이고 있다. 현지 당국이 디지털자산 실험장을 넓히는 가운데, 대형 거래소 바이비트(Bybit)가 쿠알라룸푸르 기반 플랫폼 하타(Hata)에 800만달러 규모 투자를 단행하며 성장 기대를 키웠다.
3일 코인텔레그래프에 따르면 바이비트는 하타의 시리즈A 라운드를 주도했고, 글로벌 패밀리오피스들도 이번 투자에 참여했다. 바이비트가 하타의 420만달러 시드 라운드를 이끈 데 이어 후속 투자에 나선 만큼, 이미 검증한 현지 플랫폼에 힘을 실은 셈이다. 조달 자금은 유동성 확대, 이용자 기반 확장, 신규 디지털자산 상품 추가에 투입될 예정이다.
하타는 2023년 출범한 뒤 현재까지 20만9000명 이상의 등록 이용자를 확보했고, 올해 거래 규모는 약 10억 링깃, 달러로 약 2억2500만달러에 달했다. 아직 초기 단계인 라이선스 기반 소매 거래소라는 점을 감안하면 적지 않은 성장세다.
하타의 경쟁력은 규제 적합성에 있다. 이 플랫폼은 말레이시아 증권위원회와 라부안 금융서비스청의 인허가를 모두 보유해, 디지털자산 거래와 보관 서비스를 현지에서 제공할 수 있다. 비인가 해외 플랫폼과 달리 ‘컴플라이언스’ 측면에서 분명한 우위를 갖는 구조다.
바이비트 최고경영자 벤 저우는 말레이시아를 ‘전략적으로 중요한 시장’이라고 평가하며, 높은 디지털 친화도와 장기적인 채택 가능성을 투자 배경으로 들었다. 업계에서는 바이비트가 거래량 기준 세계 5위권 크립토 거래소로 꼽힌다.
말레이시아, 디지털자산 규제 틀 속도 낸다
이번 투자는 말레이시아 당국이 디지털자산 제도화를 서두르는 시점과 맞물린다. 말레이시아 중앙은행은 규제 샌드박스 성격의 ‘디지털자산 혁신 허브’를 출범시키고, 링깃 연동 스테이블코인, 프로그래머블 결제, 공급망 금융 같은 활용 사례를 시험하도록 개방했다.
또 3년에 걸친 자산 토큰화 로드맵도 제시했다. 스탠다드차타드, CIMB그룹, 메이뱅크 등이 토큰화 예금과 국경 간 결제를 다루는 3개 샌드박스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말레이시아통신사 한 곳은 왕세자 이스마일 이브라힘과 연관된 형태로 링깃 기반 스테이블코인 RMJDT를 Zetrix 블록체인 위에서 출시하기도 했다.
결국 말레이시아는 ‘규제 명확성’과 ‘자본 유입’이 동시에 진행되는 보기 드문 크립토 시장으로 자리 잡는 모습이다. 하타와 바이비트의 이번 협력은 현지 거래소의 성장 가능성을 보여주는 동시에, 말레이시아가 동남아 디지털자산 허브로 부상할 수 있다는 신호로 읽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