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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유동성 부족은 결국 비용이다"… 오더북 대신 '브로커'를 택한 베리에이셔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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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드만삭스·구글 출신 루카스 슈어만 창업자 "비용이 임계점 아래로 내려가면 시장은 폭발… 수수료 제로·RWA 퍼프 100개로 하이퍼리퀴드 다음을 쓴다"

 루카스 슈어만 베리에이셔널(Variational) 창업자가 서울 토큰포스트 오피스에서 토큰포스트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토큰포스트]

루카스 슈어만 베리에이셔널(Variational) 창업자가 서울 토큰포스트 오피스에서 토큰포스트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토큰포스트]

회색 티셔츠에 캐주얼한 차림으로 서울 토큰포스트 오피스를 찾았다. 5,000만 달러(약 690억원) 규모의 시리즈 A를 막 마무리한 창업자라고는 믿기 어려울 만큼 편안한 모습이었다. 그러나 인터뷰가 시작되자 골드만삭스 퀀트 출신다운 정밀한 언어가 쏟아졌다. "유동성 부족은 결국 비용이다. 비용이 충분히 낮아지는 순간, 시장은 폭발한다."

토큰포스트 본사에서 만난 루카스 슈어만(Lucas Schuermann) 베리에이셔널(Variational) 창업자는 업계에서 '하이퍼리퀴드(Hyperliquid) 이후 가장 주목해야 할 온체인 파생상품 플레이어'로 불린다. 베리에이셔널은 지난달 드래곤플라이(Dragonfly) 주도로 베인캐피털크립토(Bain Capital Crypto), 코인베이스벤처스 (Coinbase Ventures)등이 참여한 5,000만 달러 규모 시리즈 A를 발표했다. 누적 거래량은 2,000억 달러를 넘어섰고, 출시 6~8개월 만에 온체인 퍼프(무기한 선물) 플랫폼 중 최상위권으로 올라섰다.

그러나 슈어만 창업자는 '제2의 하이퍼리퀴드'라는 수식어에 선을 그었다. 닮은 것은 성장 곡선뿐, 설계 철학은 정반대라는 것이다.

컬럼비아 기숙사에서 시작된 동업… 헤지펀드 매각 후 제네시스 합류

슈어만 창업자의 이력은 전통 금융과 빅테크, 암호화폐를 모두 관통한다. 골드만삭스에서 퀀트 금융을, 구글에서 첨단 기술을 경험한 뒤 암호화폐 산업에 뛰어들었다. 공동창업자 에드워드 유(Edward Yu)와의 인연은 컬럼비아대 기숙사에서 시작됐다.

"에드워드는 내가 캠퍼스에서 두 번째로 만난 사람이었고, 나는 그가 처음 만난 사람이었다. 그 후로 줄곧 함께 일했다."

두 사람은 대학 졸업 직후인 2016~2017년 뉴욕에서 첫 헤지펀드를 세웠다. 처음엔 외환(FX) 시장중립 전략으로 출발했지만, 이더리움이 수십 달러에 불과하던 시절 암호화폐 시장중립 전략으로 방향을 틀었다. 이 펀드 '큐(Qu)'는 디지털커런시그룹(DCG)에 인수됐고, 슈어만은 DCG 산하 제네시스(Genesis)에서 엔지니어링 부사장으로, 유는 퀀트 트레이딩 헤드로 2019~2021년 '전성기'를 함께했다.

루카스 슈어만(왼쪽) 베리에이셔널(Variational) 창업자와 에드워드 유 공동창업자. [사진=베리에이셔널 제공]

"당시 제네시스는 업계 최대 데스크 중 하나였다. 이 시장이 얼마나 경쟁적인지 가장 가까이에서 봤다. 베스팅이 끝난 뒤 우리는 다시 창업가로 돌아가고 싶었다. 그런데 바이낸스 호가창에서 윈터뮤트, 점프와 정면승부하는 건 답이 아니었다. 아직 경쟁이 필요한 틈새가 어디인지 자문했다."

그 답이 2022년 초 설립된 베리에이셔널이다. 흥미롭게도 출발점은 하이퍼리퀴드와 같다. 프랍 트레이딩으로 수익을 내며 인프라를 쌓다가 컨슈머 디파이로 확장한 것. 슈어만 창업자는 "그런 면에서 하이퍼리퀴드와 DNA를 일부 공유한다"고 했다.

"오더북을 또 만들 이유가 없다"… 거래소가 아닌 '브로커' 모델

차이는 시장 구조에 대한 해석에서 갈린다. 대부분의 퍼프 덱스(Perp DEX)가 온체인 오더북, 즉 '거래소'를 지향할 때 베리에이셔널은 '브로커' 모델을 택했다.

"미국의 로빈후드, 한국의 토스를 보라. 이들은 거래소가 아니다. 이미 존재하는 유동성, 즉 대형 딜러와 거래소, ECN으로 주문을 라우팅한다. 유동성은 이미 KRX와 나스닥에 있는데 바퀴를 다시 발명할 이유가 없다. 우리는 오더북 경쟁에서 더 잘할 방법이 보이지 않았다. 대신 그 단계를 통째로 건너뛰는 완전히 다른 모델을 봤다."

베리에이셔널의 소비자용 앱 '옴니(Omni)'는 RFQ(호가요청) 기반으로 여러 소스의 유동성을 모아 체결한다. 신규 상장 때마다 마켓메이커를 유치해 호가창을 채울 필요가 없으니 상장 폭이 비교가 안 된다. 현재 약 450개의 암호화폐 퍼프(Perp)가 거래되며, 수수료는 '제로'다.

■ 퍼프(Perp)란? 만기가 없는 무기한 선물 계약. 일정 주기마다 롱·숏 간 주고받는 '펀딩비'로 가격을 현물에 연동시킨다. 레버리지 거래와 양방향 베팅이 가능하고 실물 인수도가 없어, 암호화폐뿐 아니라 금·원유·주식 등 실물자산의 가격 노출을 온체인으로 가져오는 수단으로 확장되고 있다. 현재 암호화폐 파생상품 시장의 주력 상품으로 현물 거래량을 크게 웃돈다.

베리에이셔널 오라클(Variational Oracle) 구조도. 중앙화 거래소(CEX) API와 온체인 가격 피드를 실시간으로 결합해 가중 평균 가격을 산출하고, 이를 리테일용 옴니(Omni)와 기관용 프로(Pro)에 직접 공급한다. [자료=베리에이셔널]

"전통 브로커리지처럼 스프레드와 주문 흐름에서 수익화하는 구조라 사용자에게 수수료를 받지 않아도 된다. 유동성 부족은 슬리피지라는 비용이고, 수수료도 비용이다. 이 비용이 임계점 아래로 내려가면 거래는 폭발적으로 늘어난다. 우리가 하이퍼리퀴드보다 금(골드) 퍼프를 더 많이 거래하는 것도 이 수수료 차이의 힘을 보여준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통계다."

"dYdX에서 하이퍼리퀴드로 넘어갈 때처럼"… RWA의 '잠재 수요'를 깨운다

베리에이셔널이 시리즈 A 자금을 쏟아붓는 곳은 RWA(실물연계자산) 퍼프다. 이미 금·은·구리·원유 등 원자재와 오픈AI·앤트로픽·스페이스X 같은 프리IPO 마켓을 1단계로 가동했고, 여름 동안 미국 지수·개별주식 등 100개 이상의 전통시장 퍼프를 추가하는 2단계가 진행된다. 핵심은 전통금융(TradFi) 유동성을 직접 온체인으로 끌어오는 연결이다.

"세계 최대 금융기관들이 직접 온체인 오더북에 올라타는 건 스마트컨트랙트 리스크, 컴플라이언스 리스크 때문에 매우 어렵다. 우리는 다리(bridge)가 된다. 온체인에서 리테일 주문의 반대편을 채우고, 그 포지션을 뉴욕·시카고·암스테르담의 트레드파이 유동성에 헤지한다. 1분기에 이미 누구나 아는 '하우스홀드 네임' 급 대형 딜러·마켓메이커들과 파트너십을 맺었다."

이미 흑자를 내던 회사가 왜 희석을 감수하고 투자를 받았느냐는 질문에 그는 "그 거대 기관들을 상대하려면 일정 규모의 대차대조표와 신뢰가 필요했기 때문"이라며 "아직 공개하지 못한 투자자들이 몇 주 내 추가 발표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RWA 퍼프 시장의 미래를 '발견되지 않은 수요(discovered demand)'라는 개념으로 설명했다.

"2022~2023년 디와이디엑스(dYdX) 시절에도 온체인 퍼프 수요는 분명 있었지만 기술이 매끄럽지 않았다. 기술이 일정 수준을 넘는 순간 진짜 수요가 발견됐고, 그것이 하이퍼리퀴드의 폭발적 성장이었다. RWA 퍼프도 마찬가지다. 미국 브로커에서 주식을 거래하는 것과 비용·체결 품질의 격차가 사라지는 순간, 지금보다 훨씬 큰 폭발이 온다. 수백 개 글로벌 마켓을 하나의 잔고, 하나의 앱에서 레버리지로 거래하는 경험은 온체인은 물론 전통 브로커리지에도 존재하지 않는다."

"지금 트레이더들은 코스피 지수를 레버리지로 원한다"… 위기 속 '퀄리티로의 도피'

비트코인이 6만 달러선까지 밀리며 주식·금 대비 부진한 시장 환경에 대해 그는 "트레이더 행동의 가장 큰 변화는 암호화폐 안에서조차 RWA를 거래하고 싶어한다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사람들은 더 이상 '암호화폐라는 자산군'에 갇혀 생각하지 않는다. 기회가 어디 있는지 묻는다. 지금 그 답은 반도체, 메모리 주식, 그리고 레버리지를 건 코스피 지수 같은 것들이다. 시가총액 50위쯤 되는 코인이 아니라."

그는 이를 '퀄리티로의 도피(flight to quality)'라고 불렀다. "투자자들이 암호화폐를 주식 투자와 같은 렌즈로 평가하기 시작했다. 매출이 있는가, 장기 비즈니스 플랜이 있는가. 하이퍼리퀴드가 좋은 예다. 혁신적 제품, 실제 사용자, 실제 매출이 토큰과 연결된 선순환 구조다. 우리도 그 명단에 들고 싶다. 다만 그런 프로젝트는 아직 소수이고, 시장은 최악의 구간을 다 지나지 않았을 수 있다."

암호화폐의 본질에 대한 그의 시각은 '인프라 레이어'론이다. 스테이블코인 결제, 폴리마켓 같은 예측시장처럼 최고의 암호화폐 앱은 암호화폐를 보이지 않는 기반 기술로 숨긴다는 것이다.

"2016~2017년엔 골드만삭스가 고객 콜에서 '비트코인'이라는 단어를 입에 올리는 것 자체가 승리였다. 지금은 마스터카드가 아비트럼과 파트너십을 발표하고, 대형 거래소 CEO가 실적 콜에서 하이퍼리퀴드를 직접 언급한다. 헤드라인이 되지 않는 '조용한 승리(silent victory)'들이 쌓이고 있다. 암호화폐 옵션 거래가 아직도 텔레그램과 블룸버그 챗으로 호가되고 이메일로 수기 정산되는 현실, 그게 우리 기관용 플랫폼 '프로(Pro)'가 풀려는 수조 달러짜리 비효율이다."

루카스 슈어만 베리에이셔널(Variational) 창업자가 온체인 파생상품 시장 전략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토큰포스트]

"한국은 주요 시장… 한국 주식 퍼프, 규제 분석 진행 중"

한국 시장에 대한 슈어만 창업자의 애정은 의외의 지점에서 출발한다. 스타크래프트다. 어린 시절 e스포츠로 한국 문화를 접한 그는 지난해 코리아블록체인위크(KBW) 기간 e스포츠 중계 형식의 '퍼프 덱스 데이' 트레이딩 대회로 한국 시장에 데뷔했다. "캐스터들의 에너지가 GSL과 똑같았다"며 웃은 그는 인터뷰 말미 "한국 독자들에게 부탁이 있다. 좋은 PC방을 추천해 달라. 스타크래프트를 다시 시작하고 싶다"는 메시지를 남기기도 했다.

농담 속에 담긴 한국 전략은 진지하다. 최근 한국인 인력이 합류했고 추가 채용 발표도 예정돼 있다. 그는 "한국을 주요 시장(major market)으로 대우하는 것이 목표"라며 "한국인은 암호화폐를 사랑하고 트레이딩을 사랑한다. 베리에이셔널이 사랑하는 두 가지와 정확히 같다"고 말했다.

주목할 대목은 한국 주식 퍼프 상장 검토다. "미국 지수와 개별주에 이어 한국 주식(Korean equities)도 들여다보고 있다. 규제 측면의 분석을 진행 중이며, 일부 지역은 지오블로킹이 필요할 수 있다. 연결성은 이미 갖췄고, 어떻게 풀어내느냐의 문제다."

기관 협력에 대해서도 문을 열어뒀다. "3단계 계획의 일환으로 한국 기관, 또는 동아시아 시장을 커버할 수 있는 기관들과의 직접 협력 가능성을 살피는 것이 최우선 과제 중 하나다. 우리는 신중하게 사업하는 프로페셔널 팀이고, 각 관할권의 규제를 존중하며 운영한다. 규제 당국과 기관 모두, 연락을 환영한다."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그는 향후 몇 주를 주목해 달라고 했다.

"2단계 출시와 함께 트레드파이 유동성이 온체인으로 들어오고, 100개가 넘는 마켓이 열린다. 좋은 제품에서 '발견된 수요'로, 그리고 지수함수형 채택 곡선으로 넘어가는 변곡점이 될 것이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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