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시장이 다시 흔들렸다. 비트코인(BTC)이 8만달러 아래로 밀리며 약세 전환했고, 미국의 예상보다 뜨거운 물가 지표와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회담이 투자심리를 동시에 압박했다.
현지시간 목요일 아시아 장 초반 비트코인(BTC)은 한때 7만9200달러 부근까지 떨어졌다. 한 주 내내 버티던 8만달러 지지선을 내준 뒤다. 시장은 당장 7만8000달러 구간을 다음 주요 지지선으로 보고 있다. 원화 기준으로는 달러당 1492.50원을 적용하면 비트코인 가격 변동이 국내 투자자 체감에 더 크게 반영되는 상황이다.
이번 하락은 거시 변수들이 겹친 결과다. 미국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월 대비 1.4% 올라 시장 예상치 0.5%를 크게 웃돌았고, 앞서 발표된 소비자물가지수(CPI)도 3.8%로 3년 만의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두 차례 연속 인플레이션 충격이 이어지면서 연방준비제도(Fed)의 연내 금리 인하 기대는 더 약해졌다. 가상자산 시장의 ‘위험회피’ 심리도 빠르게 짙어졌다.
알트코인도 줄줄이 밀렸다. 이더리움(ETH)은 2% 안팎 하락해 2250달러 부근에서 거래됐고, 리플(XRP)은 1.43달러선까지 내려왔다. 솔라나(SOL)는 주요 종목 중 낙폭이 가장 컸고, 도지코인(DOGE)은 대형 종목 가운데 유일하게 소폭 상승세를 유지했다. 시장 전반이 ‘공포’ 쪽으로 기울었다는 의미다.
지정학적 긴장도 부담을 키웠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베이징에서 정상회담을 시작했다. 시 주석은 세계가 “100년에 한 번 있는 변혁”에 들어섰다고 언급하며, 양국이 향후 패권 충돌을 피할 수 있을지 의문을 제기했다. 여기에 대만과 글로벌 해상 운송로를 둘러싼 불안이 커지면서 국제유가도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브렌트유는 배럴당 105달러를 웃돌았고, 서부텍사스산원유(WTI)도 중반 90달러대에 머물렀다.
반면 주식시장은 상대적으로 강했다. 인공지능(AI) 관련 기술주가 여전히 시장을 이끌었고, 엔비디아(NVIDIA)는 미국과 중국을 제외한 각국 국내총생산(GDP)을 넘어서는 기업가치를 유지하고 있다. 시스코(Cisco)도 예상보다 나은 가이던스를 내놓은 뒤 급등하며 나스닥 선물의 하방 압력을 일부 상쇄했다.
결국 이번 조정은 비트코인(BTC)만의 문제가 아니라 금리, 인플레이션, 지정학이 동시에 작용한 결과로 읽힌다. 8만달러선 이탈이 단기 심리를 흔들었지만, 시장의 방향성은 여전히 물가와 연준 발언, 그리고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회담의 추가 진전에 따라 더 크게 좌우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