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채굴업체들이 ‘AI 인프라’ 공급망의 핵심 축으로 떠오르고 있다. 전력 용량과 데이터센터 부지를 이미 확보한 이들이 전력 확보 경쟁이 치열해진 AI 시장에서 새로운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번스타인 "전력 확보가 칩보다 더 큰 병목"
13일 번스타인에 따르면 가우탐 추가니, 마히카 사프라, 산스카르 친달리아, 하쉬 미스라 연구원은 상장 비트코인 채굴업체들이 27GW가 넘는 계획 전력 용량을 보유하고 있고, 하이퍼스케일러·네오클라우드 업체·반도체 기업들과 3.7GW 규모의 AI 관련 계약을 900억달러 이상 발표했다고 분석했다.
이들은 AI 데이터센터 확장의 핵심 제약이 ‘칩’이 아니라 ‘전력’이라고 짚었다. 번스타인은 미국 내 신규 전력망 연결 승인에 평균 50개월가량이 걸릴 수 있다고 봤고, 데이터센터 친화 지역으로 꼽히는 텍사스에서도 계통 연계 대기와 자원 배분 문제로 시간이 길어진다고 설명했다.
랜드가 지난달 29일 내놓은 보고서에서도 미국이 2030년까지 약 82GW의 추가 순가용 용량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실제 수요 증가 속도를 따라가긴 쉽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여기에 규제 강화와 지역 반대까지 더해지면서, 이미 계통에 연결된 시설을 운영해온 비트코인 채굴업체들의 입지가 더 커지고 있다.
반감기 이후 수익 다변화…AI 데이터센터로 이동
이번 흐름은 채굴업체들의 수익 구조 변화와도 맞물린다. 2024년 반감기로 채굴 보상이 줄면서 수익성 압박이 커졌고, 여러 채굴업체가 비트코인 생산에만 의존하던 사업 모델에서 벗어나 AI 데이터센터와 고성능컴퓨팅(HPC) 사업으로 확장하고 있다.
솔라나 홀딩스는 1분기 매출이 전년 대비 58% 늘었고, 데이터센터 호스팅 사업이 성장을 이끌었다. 반면 암호화폐 채굴 비중은 전체 매출에서 상대적으로 작아졌다.
번스타인은 이렌을 대표적 사례로 꼽았다. 이렌은 마이크로소프트($MSFT)와의 대규모 계약을 바탕으로 사업의 상당 부분을 AI 인프라로 전환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고 평가받는다. 번스타인은 이런 파트너십이 이렌의 사업 모델 자체를 바꿀 수 있다고 봤다.
시장에서는 비트코인 채굴업체들이 단순한 채굴 사업자를 넘어 ‘전력 보유 플랫폼’으로 재평가되는 흐름이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AI 인프라 투자 확대가 실제 수익으로 얼마나 이어질지는 전력 계약, 규제 환경, 대형 고객 확보 속도에 따라 갈릴 전망이다.
🔎 시장 해석
비트코인 채굴업체들이 보유한 대규모 전력 인프라와 데이터센터 부지가 AI 산업의 핵심 자산으로 재평가되고 있다.
AI 확장의 진짜 병목은 반도체보다 ‘전력 확보’이며, 기존 전력망에 이미 연결된 채굴업체들이 빠르게 대안으로 부상 중이다.
규제, 인허가 지연, 지역 반대 등으로 신규 전력 확보가 어려워지면서 기존 인프라의 가치가 급등하는 구조다.
💡 전략 포인트
채굴업체들은 단순 채굴 기업에서 ‘전력 기반 컴퓨팅 플랫폼’으로 전환 중이다.
AI 데이터센터 및 HPC 사업으로의 확장이 매출 다변화와 기업가치 재평가의 핵심 포인트다.
대형 클라우드 기업 및 빅테크와의 장기 전력·인프라 계약 확보 여부가 향후 실적을 좌우할 전망이다.
반감기 이후 수익성 악화 → AI 전환 가속이라는 산업 구조 변화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 용어정리
전력 용량(GW): 데이터센터 운영에 필요한 전기의 총량으로, AI 인프라 확장의 핵심 자원
하이퍼스케일러: AWS, MS, 구글처럼 대규모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는 글로벌 클라우드 기업
HPC(고성능컴퓨팅): AI 학습, 과학 계산 등에 활용되는 초고속 연산 시스템
반감기: 약 4년마다 비트코인 채굴 보상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이벤트

